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내수 활성화를 위해 신용카드 캐시백 도입을 제안하며 대규모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예고했다. 소상공인 추가 지원,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이어 1인당 최대 30만 원 한도의 신용카드 포인트 지급까지 약속하면서 추경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과 정부가 2차 추경 규모로 각각 약 30조 원과 20조 원을 제시하며 대립각을 세운 가운데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그동안 주장한 30조 원에 추가적으로 2조~3조 원의 증액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송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당정은 소상공인 피해 추가 지원,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신용카드 캐시백 등 ‘3종 패키지’를 중심으로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신용카드 캐시백은 카드 사용액이 비교 시점보다 많을 경우 증가분의 일정 비율을 카드 포인트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카드 포인트는 사실상 현금처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당정은 3분기 카드 사용액이 2분기보다 많으면 포인트로 돌려주는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다만 캐시백은 전액이 아니라 ‘일정 부분’이다. 전례로 보면 10% 안팎이 유력하다. 고소득층에게 혜택이 집중되지 않도록 캐시백 한도는 최대 30만 원을 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신용카드 사용액이 2분기보다 많으면 증가분의 일정 비율을 현금으로 돌려주겠다는 취지”라며 "기존 추경 예산에서 2조~3조 원 정도 순증하는 것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카드 사용자 2,000만 명을 기준으로 최대 30만 원을 지원하면 6조 원이 소요되는 만큼 최소 절반 규모의 순증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추경 반영 규모 등을 놓고 정부와 추후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6월 임시국회에서는 개원 직후부터 추경 논의에 곧바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30조 원 이상의 초과 세수분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30조 원 이상의 초과 세수가 발생해도 이 중 약 40%는 교부금 등의 형태로 지방자치단체에 지급돼 중앙정부가 쓸 수 있는 돈은 19조 원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여당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지난해 기준 14조 3,000억 원) 지급 방침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데다 소상공인과 특수고용직 등 고용·취약 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금(올해 1차 추경 기준 7조 원 이상)도 삭감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송 대표의 이러한 구상이 정부와 순조롭게 조율될지는 미지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부정적 입장인 데다 초과 세수 일부를 국채 상환에 사용하는 방안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당정 간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민주당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시기와 관련해 백신 접종 현황을 고려해 결정할 계획이다. 송 대표는 “여름휴가 전 지급과 추석 전 지급을 놓고 당정이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yong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