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5개 시·도지사가 ‘이건희 미술관’ 입지를 선정하는 절차를 비수도권을 대상으로 공모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공동건의문을 17일 채택했다.
부산·울산·대구·경북·경남 시·도지사로 구성된 영남권 미래발전협의회는 정부가 이건희 미술관 입지 선정 과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해 반발과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 같이 뜻을 모았다. 또 지역민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늘려 문화예술 불균형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공감대를 이뤘다.
협의회는 국내 문화시설의 36% 이상, 미술관의 50% 이상이 수도권에 모여 있어 문화 소외 해소를 위해 비수도권에 이건희 미술관 유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채택된 공동건의문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이건희 미술관 건립 검토를 지시한 이후 전국 30여 개 지방자치단체에서 미술관 유치를 희망하며 지자체 간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사실상 고(故) 이건희 회장과 연관된 모든 지자체가 학연, 혈연, 지연 등을 내세워 유치 의사를 밝힌 셈이다. 문체부는 각계 의견을 수렴해 이달 말 이건희 미술관 건립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국 최초로 유치 의사를 밝히고 공모 방식으로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고 나선 박형준 부산시장은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문화의 힘을 전 국토로 확장해 나라 전체가 품격 있는 문화국가로 격상돼야 한다는 관점에서 이건희 미술관은 수도권이 아닌 다른 지역에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시민 공감대 형성과 전략적 홍보 방안을 포함한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해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