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반중매체 덮친 홍콩경찰, 편집국장 등 긴급체포 “보안법 위반”

라이언 로(왼쪽 세 번째) 빈과일보 편집국장이 17일 자택에서 홍콩 경찰에 의헤 체포돼 연행되고 있다. /AP연합뉴스라이언 로(왼쪽 세 번째) 빈과일보 편집국장이 17일 자택에서 홍콩 경찰에 의헤 체포돼 연행되고 있다. /AP연합뉴스




홍콩 경찰이 반(反) 중국 매체로 알려진 빈과일보의 사옥을 긴급 압수수색해 자산 수십억원어치를 강제로 동결했다. ‘외세와 결탁해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앞세웠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국가보안법 담당 부서인 홍콩 경무처 국가안전처는 이날 빈과일보 사옥을 압수수색하고 1,800만 홍콩달러, 약 26억원 상당의 자산을 동결했다. 경찰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언론사의 자산을 동결한 것은 처음이다. SCMP는 이날 동원된 경찰 수만 500명이라고 전했다.



국가안전처는 또 라이언 로 편집국장과 부편집국장 등 고위직 기자 3명, 빈과일보의 모회사인 넥스트디지털 최고경영자, 최고운영책임자 2명을 사옥 압수수색과 별개로 각각 자택에서 긴급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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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리 국가안전처 선임 경정은 압수수색 후 빈과일보 사옥 밖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빈과일보는 2019년부터 30여건의 기사를 통해 외국 정부를 향해 홍콩과 중국 정부에 대해 제재를 부과할 것을 요청했다”며 “이는 홍콩보안법 상 외세와의 결탁 혐의에 해당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체포된 이들은 빈과일보의 편집국장, 발행인, 소유주 등으로 해당 기사와 편집국 운영에서 매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빈과일보 사옥에서 취재진의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체포한 5명의 자택도 수색했다고 밝혔다.

빈과일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이 자사를 급습해 건물 밖에 통제선을 설치하고 내부로 진입하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그러나 이후 경찰의 저지로 생중계는 중단됐다.

홍콩 경찰은 앞서 지난해 8월에는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와 그의 아들 등 9명을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 바 있다. 라이는 2019년 3개의 불법집회에 가담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된 상태다. SCMP는 “지난 4월 라이가 실형을 선고받은 후 1995년 설립된 빈과일보가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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