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즉각 면제해야 합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사진)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가 독일이 코로나19 백신 지재권 보호 면제에 반대하면서 전 세계를 인질로 삼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맡고 있는 스티글리츠 교수는 16일(현지 시간) 독일 주간 디차이트 기고를 통해 “독일이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그치지 않고 맹위를 떨칠 것”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독일은 지난 5월 초 미국이 백신 지재권 면제를 지지한다고 밝히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전 세계 인구를 코로나19로부터 적절히 보호해 바이러스의 확산을 멈추려면 100억∼150억 회분의 백신이 필요하다”며 “주요 7개국(G7)은 내년까지 23억 회분을 빈국에 보내기로 했지만 이는 한참 모자란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백신 생산 물량을 끌어올리는 게 시급하며 이를 위해서는 특허나 저작권, 회사 기밀과 산업디자인 등의 장애물을 일시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지재권 일시 면제가 합의되지 않는 한 코로나19 백신 생산 부족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고 전 세계 백신 배분은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각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지재권협정(TRIPS)에 따른 특허권 일시 유예에 합의하지 못한다면 저개발국의 상당수는 2023년 전까지 백신을 접종받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사용과 관련한 논란에서 놀라운 건 하필이면 지재권 면제에 반대하는 게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독일 정부라는 것”이라며 “이 같은 고집불통의 태도에 따른 전 세계의 인명 손실과 경제적 비용은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현욱 기자 hw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