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검토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주요 외국 정상들과 모두 만난 후 마지막으로 시 주석과 회동하는 셈이다. 물론 담판 전망은 밝지 않다.
17일(현지 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미국과 중국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두 정상이 논의할 수 있는 적절한 형태를 계획하는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며 “그 방법은 전화일 수도 있고, 국제적인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회담일 수도 있으며, 다른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언론들은 미중 정상이 오는 10월 30~3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다자회의를 계기로 만날지, 별도의 날짜를 잡을지는 명확하지 않다.
만약 G20 정상회의에서 양자회담을 한다면 바이든 취임 이후 9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미중 대면 회담이 이뤄지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대부분의 외국 정상들과 만난 뒤 마지막에 시 주석을 상대하게 되는 셈이다. 두 사람은 지난 4월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기후정상회의에서 화상으로 얼굴을 마주했지만 직접적인 대화는 없었다. 앞서 2월에도 두 사람은 통화를 했는데 이 또한 바이든 취임 후 21일이나 지나서였다.
다만 두 정상이 만나더라도 무역 등 경제와 홍콩·신장위구르 인권, 대만, 코로나19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양국 간 갈등이 봉합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당신의 오랜 친구인 시 주석과 통화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서로 잘 알고 지냈지만 오랜 친구는 아니다. 그것(우리의 관계)은 순전히 일일 뿐”이라고 답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