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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lay]'슬기로운 의사생활2'가 돌아왔다, 모두 원하던 그모습대로





1년간의 공백은 없었다. 마치 지난주에 이어 13회가 방송된 듯 편안한 흐름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왜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지, 수많은 시청자들이 왜 손꼽아 기다렸는지 확실하게 보여줬다.



17일 첫 방송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연출 신원호 / 극본 이우정)는 첫 방송부터 10%(닐슨코리아/유료)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tvN 드라마 중 역대 가장 높은 첫방송 시청률을 기록했다.

의대 동기 5인방 이익준(조정석), 안정원(유연석), 김준완(정경호), 양석형(김대명), 채송화(전미도)의 이야기는 지난 시즌 마지막 장면에서부터 출발했다. 크리스마스 이브 추민하(안은진)의 데이트요청을 거절한 양석형이 전 부인 신혜(박지연)의 전화를 받는 장면. 끊임없는 추리를 쏟아내게 만들었던 그 장면부터 시작한 제작진의 센스 덕분에 시즌 1과 2의 경계는 순식간에 허물어졌다.

양석형은 응급실에 입원한 전 장인어른의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해주며 신혜를 안심시켰다. 우산을 함께 쓰고 나온 양석형과 신혜를 본 추민하는 또다시 넘겨짚고 속을 썩였지만, 매번 그렇듯 오해는 눈 녹듯이 사라졌다. 그리고 양석형에게 쉬는 날 저녁을 같이 먹자며 어김없는 직진 로맨스를 예고했다.

연애를 시작한 안정원과 장겨울(신현빈)의 달달함 역시 시청자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림이었다. 밤새 같이 있어 줄 수 있다는 정원의 달달한 멘트와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더 익숙한 장겨울의 풋풋한 모습은 지난 시즌에 비해 가장 큰 캐릭터 변화를 예고했다.



뭐니뭐니해도 시청자들을 가장 목 빼놓고 기다리게 했던 익준의 고백, 그리고 송화의 대답. 이날 방송에서 역시 하이라이트는 “난 고백 안 했으면 좋겠어. 오래 본 친군데, 고백하면 많이 어색해질 거야”라고 담담하게 답한 송화의 모습이었다. 그 뒤로 세상 다 잃은 듯 하면서도 머쓱한 익준의 모습. 그래도 아직 포기는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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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마지막 방송에서 뿌려놓은 로맨스 떡밥을 일부 회수하면서도 작품은 꼭 필요한 메시지들을 잃지 않았다. 수술실에서만큼은 카리스마 넘치는 준완, 환자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석형, 덤벙거릴 듯 하지만 완벽한 익준, 어린 환자의 눈높이에 자신을 맞추는 정원, 속초 분원에 속해 있으면서도 서울 환자까지 챙기는 송화까지. 병원에서만큼은 프로페셔널한 99즈의 모습은 여전히 안정감 있게 극을 이끌어갔다.



지난 시즌 초반 황영희와 염혜란이 특별출연하며 깊은 감동을 자아냈던 환자와 가족들의 사연도 빠져서는 서운하다. 이날 방송에서는 아이를 떠나보낸 후에도 병원을 찾아오는 연우 엄마(차청화 분)를 통해 신체를 치료하는 그 이상의 역할을 하는 병원의 모습을 보여줬다.

연우 엄마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겨울에게 정원은 “연우 엄마는 연우 얘기하고 싶어서 오는 거야. 네가 먼저 말 걸어드리고 따뜻한 커피 한 잔 사드려”라고 말했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그녀에게 겨울은 “연우 생각 나면 언제든 오시라”는 말을 건넸고, 연우 엄마는 “병원에 오면 사람들이 저를 연우 엄마라고 불러줘요. 저는 그 말이 너무 좋아요. 저는 연우 빨리 잊고 싶지 않아요”라며 끝내 눈물샘을 자극했다.

전반적으로 지난 시즌 마지막회의 떡밥을 회수하는 동시에 작품의 정체성까지 그대로 이어받는 아주 성공적인 첫회였다. 몽글몽글한 로맨스의 재미와 병원 내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따른 감동 모두를 잡았다.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은 공감을, 율제병원 사람들의 속 깊은 마음은 재미와 감동을 배가시켰다.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지기 친구들의 모습은 모두가 기다렸던 그모습 그대로 돌아왔다. 지난해 상반기를 휩쓸었듯 ‘슬기로운 의사생활’가 매주 목요일 저녁 본방사수를 외치며 시청자들을 다시 TV 앞으로 끌어당길 수 있을지 기대된다.

/최상진 기자 csj8453@sedaily.com


최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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