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자동차와 가전제품까지 도미노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테슬라·BMW 등 해외 자동차 업체들과 샤오미 등 중국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국내 업체들의 가격 인상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자동차용 강판의 납품 가격이 4년 만에 톤당 5만 원 오르며 다음 달 출시를 앞둔 신차 모델의 출고가도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TV·냉장고 등 가전제품에 쓰이는 컬러 강판 가격까지 오르면서 제품 가격에 민감한 가전 업계가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미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을 체감하고 있다. 다음 달 초 연식 변경을 거치는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구매하려는 한 소비자는 “카마스터(영업판매원)로부터 가격 인상 폭이 작게는 수십만 원, 크게는 100만원을 넘을 것 같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세제 혜택 등을 고려한 최종 가격은 나와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던 가전 업계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가전의 외관과 뼈대를 이루는 철강 가격이 급등하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결국 제품 가격에 원자재 값 인상분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기업에서는 신제품 출시를 통한 우회적인 가격 인상 전략을 택하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삼성전자의 1분기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TV 평균 판매 가격은 전년 대비 약 13% 올랐다. 한 가전 업계 관계자는 “액정표시장치(LCD) 등 TV 패널 가격도 30% 가까이 인상되니 소비재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토로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