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내달 중순까지 시내 창고시설과 창고형 판매시설 총 645곳에서 긴급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한다. 최근 경기도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사고를 계기로 대형 물류시설의 안전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창고 시설 및 창고형 판매시설 645곳 중 연면적 1만 5,000㎡ 이상의 대형 시설은 42곳이다. 연면적 39만 9,000㎡로 시내 최대 유통·물류 클러스터인 송파구 장지동 서울복합물류단지도 포함된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대형 물류시설은 적재물이 많고 층고가 높다. 컨베이어와 같은 대형 설비 및 냉동·냉장 창고도 설치돼 있어 일반 건축물에 비해 화재 진화가 어렵다.
화재가 발생해 초기에 진화되지 못하면 시설 내부에 쌓여 있는 가연성 물품이 연소되면서 급속도로 화재가 확산된다. 또 화재로 발생하는 유독성 연기는 대피를 방해해 인명 피해를 발생시키며 화재 진압에 나서는 소방관의 활동을 제약하는 요인이 된다.
소방재난본부는 긴급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하기 위해 본부 및 소방서별 특별조사반을 구성한다. 특별조사는 소방 시설 유지 관리 및 소방안전관리 업무 실태, 피난로 확보 여부 등을 살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형 물류창고에 대해서는 전문가 및 전기안전공사 등이 참여해 스프링클러 설비를 비롯한 전기 안전 관리 실태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소방재난본부는 다음 달 말까지 관할 소방서 중심으로 해당 시설들의 화재에 대비한 현지 적응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훈련을 통해 상황 판단과 지휘를 위한 필요 정보를 파악하고 소방 차량 배치 장소도 점검한다. 화재 발생 초기부터 시설 관계자의 상황 전파 및 대피 유도가 이뤄지도록 소방 훈련 컨설팅을 제공하고 건축물 구조, 물품 적재 구역 등을 확인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현장에서 소방 활동에 임하는 대원의 안전 확보를 위해 현지 훈련 시 출동대별 진출입 동선 설정, 안전 장비 숙달, 무전 통신장비 점검도 실시한다. 최태영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대형 물류시설 화재는 막대한 피해와 함께 시민 생활에 큰 불편을 가져온다”며 “재난 예방에 초점을 맞춰 행정력을 집중하되 유사시 총력 대응을 통해 피해 최소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박경훈 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