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 투자자로 불리는 ‘서학 개미’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미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투자가 1,150억 달러 늘며 사상 최대 증가세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준비자산(4,431억 달러)을 제외한 한국의 대외 금융자산(거주자 대외투자)은 지난해 말 1조 5,197억 달러로 전년 대비 2,072억 달러 증가했다. 지난해 말 대외 금융자산 잔액과 증가 폭은 사상 최대인데 미국에 대한 투자가 급증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
지난해 미국에 대한 투자 잔액은 5,345억 달러로 전체 대외 금융자산 중 35.2%를 차지하며 1,148억 달러 늘었는데, 증권투자가 3,450억 달러에 달하며 871억 달러 급증한 덕분이다. 최진만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미국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것은 주가 상승과 증권투자 확대의 영향”이라고 전했다. 대외 금융자산은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2,919억 달러·19.2%), 동남아시아(2,015억 달러·13.3%), 중국(1,555억 달러·10.2%) 등의 순이었다.
대외 금융 부채(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지난해 말 1조 4,967억 달러로 1년 새 2,932억 달러 늘었는데, 미국이 4,055억 달러(비중 27.1%)로 가장 많았고 EU(3,774억 달러·25.2%)와 동남아(2,933억 달러·19.6%)가 뒤를 이었다. 대외 금융 부채가 증가한 것 역시 국내 증시가 상승하며 외국인 투자도 늘었기 때문이다.
/손철 기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