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수소연구단 김창희 박사 연구진이 물을 전기분해해 최대 84%(HHV 기준)의 효율로 시간당 2N㎥의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10kW급 알칼라인 수전해 스택’을 자체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 스택으로 1,008시간을 운전하는 동안 82%의 수소 생산 효율을 유지함으로써 성능과 내구성을 검증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2020년에 성공한 ‘부하변동 대응형 수전해 스택 설계 기술’ 개발에 이어 한발 더 나아가 스택의 핵심 소재와 부품을 전량 자체 개발하고 1,000시간 이상 구동해 안전성과 내구성을 확인했다. 장시간 구동에도 세계 최고의 효율을 얻는 등 매우 뛰어난 성과임을 입증했다.
바람, 태양을 이용해 온실가스 배출이 없이 수소를 만드는 그린수소 생산에 있어서 가장 핵심 기술이 바로 고효율 수전해 스택 기술이다.
수전해 스택이란 공급된 물이 분해되어 실제로 수소가 생산되는 핵심 장치로 전극, 분리막, 분리판, 셀프레임 등의 단위 부품을 필요 출력에 따라 여러 장부터 수백 장씩 쌓아서 만든다.
독일, 일본, 미국 등 해외의 기술 선도국들은 수전해 수소 생산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약 20년전부터 기술 개발을 지속해 현재 약 80% 내외의 효율로 수소 생산이 가능한 MW급 수전해 스택 및 소재·부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국내는 수전해 산업 인프라 미비로 관련 소재?부품 원천기술 확보 상황이 열악하고 수전해 스택의 수소 생산 효율도 70% 이하에 그치고 있어 해외 선도 기업과는 큰 기술 격차를 보이고 있다.
또한 국내 수전해 소재?부품 연구는 원천 소재 레벨에서의 기술 탐색은 많았지만 이런 기술들이 실제 수전해 스택에 적용될 수 있는 스케일의 전극, 분리막으로 확장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연구진은 해외 선도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고 국내 수소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면적 수전해 스택을 직접 설계하고 제작할 수 있는 핵심 원천기술 확보와 핵심 소재 및 부품의 국산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연구진은 2020년에 태양광, 풍력 등과 같이 간헐성과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안정적이며 고효율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부하변동 대응형 수전해 스택 설계 기술’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연구진은 효율적인 연구 수행을 위해 소재-부품-장비의 단계로 이어지는 연구 계획을 수립하고 각 단계마다 검증 과정을 거쳤다. 우선 소재 단위의 스크리닝을 통해 우수 소재 후보군들을 선정했으며, 선정된 소재 후보군들은 약 30㎠ 규모의 소형 단위 셀에서 성능을 평가해 대면적 스택으로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했다.
소형 셀에서 검증을 마친 후보군들은 약 660㎠ 크기의 면적으로 스케일업 하는 과정을 거쳤으며 스케일업 된 단위 부품들을 20장씩 적층해 마침내 10㎾급 수전해 스택을 제작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10㎾급 수전해 스택의 음극, 양극으로 수소발생반응과 산소발생반응에 효과적인 Ni-Al과 Ni-Fe 계열의 다공성 전극을 각각 제작 및 적용했다. 수소와 산소의 이동통로인 분리판은 니켈을 도금해 접촉 저항을 줄이고 내부식성을 강화했다.
또한 누설 전류를 줄이고 스택내 전해질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유로 형상을 개발해 스택 내 셀 프레임에 적용해 각각의 소재?부품 기술이 원활하게 연계된 고효율 수전해 스택을 제작(개발)할 수 있었다.
이번 10㎾급 고효율 알칼라인 수전해 스택기술의 개발과 장시간 운전을 통한 성능 및 내구성 검증 결과는 순수 국내 기술로 핵심 소재 및 부품까지도 국산화해 이룬 성과로써 해외 선도 기업 대비 가격 및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또한 국내의 그린수소 생산을 가속화함으로써 2050 탄소중립 계획의 핵심 과제인 그린수소 중심의 에너지 전환에 기여함으로써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과 확대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책임자인 김창희 단장은 “현재 개발된 10㎾급 알칼라인 수전해 스택은 적층 수를 늘려 100㎾급까지 확장이 가능한 형태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급 수전해 스택 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로 활용이 가능하다“며 ”해외 선도 기업에 의해 국내 수전해 시장이 잠식되지 않으려면 현재 기술 개발에 만족하지 않고 국내 수요 기업과의 상보적 협력을 통한 국내 수전해 기술의 조기 상용화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전=박희윤 기자 h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