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변인 토론배틀 본선 무대로 향하는 2차 관문 ‘압박면접’을 치르기 위해 1차 합격자 150명이 24일 국민의힘 당사를 찾았다. 고3 학생부터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를 맡았던 79세 어르신까지 참가자들의 면면은 다양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변인 선발 프로그램 ‘나는 국대(국민의힘 대변인)다’ 16강 진출자를 가리기 위한 압박면접을 실시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직접 심사위원으로 나서 질문을 던졌고 최고위원들이 심사위원을 맡았다. 지원자들은 2인1조로 면접에 참여했다. 면접은 이름·나이 외에는 모든 개인정보가 비공개로 진행되는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대표는 면접시간 4분 동안 탈원전 정책, 청와대 청년비서관 임명 등 최신 현안에 대한 이해도나 지원자의 의지 등을 확인하는 질문을 4~5개 가량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첫 순서로 면접을 치른 대학원생 김슬아씨는 “예상했던 질문이 아니었다”면서도 “공정한 경쟁이어서 어떤 결과가 나와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최고령 지원자인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출신 민계식(79)씨는 “퇴직해서 여유롭게 살려고 하는데 나라가 파멸로 가니 안 되겠다”며 “나라를 바로 세우려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라고 강조했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천유비(18)씨는 지원 이유를 묻자 “전교조 영어선생님이 자신에게 반하는 의견을 제시하면 ‘일베냐’라고 낙인 찍었다. 보수층을 지지한다고 하면 안 좋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 2017년 예능프로그램 ‘하트시그널’ 출연으로 이름을 알린 장천 변호사는 “정당정치에 거리감이 있었는데 소통의 장을 마련해준 데 대해 일반 국민으로서 응원하고 싶어서 편하게 지원했다”며 “예상하지 않았던 질문을 답하다 보니 논리도 안 맞았다. 아마 여기서 끝이 아닐까 (싶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 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압박면접 실시를 알리며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기 때문에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고 불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중 가장 잘 알려진 문장을 인용해 정부·여당의 ‘불공정’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면접 도중 기자들과 만나 “뛰어난 분들이 많아 심사위원들이 고무돼 있고 16명을 추리기가 어려울 것 같다”며 “시도당 차원에서도 이같은 당직 공개선발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압박 면접을 통과한 16명은 오는 27일 토너먼트식으로 치러지는 16강 본선으로 향한다. 이후 8강전(30일), 결승전(7월5일)을 거쳐 최종 순위 1·2위는 대변인으로, 3·4위는 상근 부대변인으로 활동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