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핀테크 추격 급한데…은행권 금융실험 좌초 위기

■공동구매 서비스 중단

블록체인 형태의 보완장치에도

당국, 법률적 이슈 앞세워 규제

우리銀·하나금융도 서비스 보류

전통 금융사 경쟁력 약화 우려

신한 ‘쏠’ 앱에서 공동 구매를 진행했던 투자 상품의 수익률. /신한 쏠 캡처신한 ‘쏠’ 앱에서 공동 구매를 진행했던 투자 상품의 수익률. /신한 쏠 캡처




금융권은 금융 플랫폼을 통한 ‘소투(SOTWO)’의 공동 구매 서비스 중단이 금융권 전반에 ‘타다 사태’를 재연하지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다양한 혁신 시도가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카드·보험 등 전통 금융사는 핀테크·빅테크 등에 밀리지 않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를 앞다퉈 준비하고 있는데 규제라는 벽에 막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까 상황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서울옥션블루의 공동 구매 플랫폼 ‘소투’와 제휴를 맺고 우리원(WON)뱅킹 애플리케이션에서 제공하려던 서비스를 현재 중단한 상태다. 신한은행이 금융 당국으로부터 서비스 중단 통보를 받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서비스 가능 여부에 대해 법률적 검토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당분간 서비스 도입은 어렵다는 관측이다.

하나금융그룹 역시 하나멤버스 앱에서 하나금융의 공동 포인트인 하나머니로 금·미술품·스니커즈 등에 소액 투자가 가능하게 할 예정이었다. 미술품과 스니커즈의 경우 서울옥션블루의 소투와 논의를 진행했으나 역시 답보 상태다. 비씨카드 역시 페이북 앱을 통해 아트테크(미술품+재테크),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를 가능하게 할 계획이었으나 서비스 가능 시점을 확정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금융권은 금융 당국의 서비스 불가 방침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이미 블록체인 형태로 투자자 보호를 하고 있어 서비스 자체는 문제가 없는데 은행 앱에서 이를 제공하는 것은 막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가 나오면 모니터링한다”며 “법률적 이슈가 있어 이를 해당 부서에 전달했고, 다시 은행 측에 관련 내용이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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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해당 서비스가 파일럿(시범) 형태로 진행됐고 금융 당국의 우려가 있는 만큼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옥션블루와는 6개월의 서비스 제휴 기간을 종료하는 데 합의했고 추후에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혁신 금융 서비스로 신청해 서비스 재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서울옥션블루가 운영하는 소투 앱에서는 계속해서 서비스가 진행된다”며 “쏠 앱에서도 이를 알려 고객들의 불안감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최근 플랫폼 활성화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다양한 서비스에도 불똥이 튀지 않을지 상황을 살피고 있다. 신한은행은 하반기 음식 주문 배달 앱을 별도로 론칭하고 기존 쏠 앱에는 펫 관련 서비스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금융 교육 플랫폼 ‘아이부자앱’을 출시한 데 이어 게임과 금융이 결합된 콘텐츠도 개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택배 픽업 서비스, 금융과 교육 콘텐츠를 결합한 서비스 등을 준비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과 밀접한 분야의 생활 서비스를 결합해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금융 당국이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금융권의 새로운 시도를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며 “말로만 혁신 금융을 강조하고 기존 관행에 변화가 없다면 핀테크·빅테크 등에 주어지는 기회와 달리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계속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신한 쏠 앱에서 공동구매를 진행했던 투자 상품의 수익률. /사진=신한 쏠 캡쳐신한 쏠 앱에서 공동구매를 진행했던 투자 상품의 수익률. /사진=신한 쏠 캡쳐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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