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죽창가’ 발언에 대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29일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얼어붙은 한일관계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외교는 실용주의에 입각해야 하는데 (문 정부가) 이념 편향적인 죽창가를 부르다가 여기까지 왔다”고 답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30일 민주당-경상남도 예산정책협의회의에서 “죽창가는 1894년 우금치에서 희생되신 동학농민군과 전봉준 장군을 위로하는 헌정곡”이라며 “윤 전 총장은 동학농민군을 위한 진혼곡을 한국 정부를 비판하고 일본을 대변하는 소재로 활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것도 하필이면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일본 NHK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상황이었다”며 “윤 전 총장의 천박한 역사·외교 인식에 유감을 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수진 의원 역시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윤 전 총장이 매헌 윤봉길 기념관에서 친일 발언을 한 것이 충격적”이라며 “윤 전 총장의 발언은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의 역사를 폄훼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이 말하는 반문연대의 본심이 친일 연대냐”고 비판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말한 2+2, 3+3 회담도 공허하다. 외교·안보 논의에 과거사를 끼워 팔자는 것”이라며 “박정희 시대 한일협정의 재현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한일관계가 악화된 이유는 위안부 합의와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 일본이 경제도발을 했기 때문”이라며 “그 어려운 상황을 문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자립화로, 국민들은 일본 상품 불매 운동으로 지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라의 미래를 책임져 보겠다는 분이라면 국민 정서를 알아야 한다. 어떤 국민들을 만나고 다녔는지 모르겠지만 더 많은 국민들을 만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조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한 직후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리고 “일본 정부와 유사한 윤 전 총장의 역사인식에 경악한다”고 적었다. 그는 지난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 당시 SNS에 죽창가를 올린 바 있다. 이낙연 전 총리는 같은날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북콘서트를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이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더군다나 매헌 윤봉길 기념관에서 그런 말을 하다니 제 귀를 의심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