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국내 e커머스 시장이 네이버와 쿠팡 등 3강 체제 재편을 예고한 가운데 이에 맞서 GS리테일(007070), 카카오(035720) 등이 여러 인수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하반기 추격전에 나선다. 특히 GS리테일이 GS홈쇼핑(028150)과의 합병을 통해 유통업계의 다크호스로 부상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GS리테일은 7월 1일 GS홈쇼핑을 흡수 합병하고 ‘통합 GS리테일’을 출범한다고 30일 밝혔다. 통합 GS리테일은 이날을 기점으로 조직을 기존 플랫폼 BU(사업부문) 중심에서 디지털커머스 BU와 홈쇼핑 BU 등 3개 영역으로 확장·재편해 영역별 경영 전문성을 도모한다.
GS리테일은 이번 합병을 통해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특히 15조4,000억 원(GS리테일 11조 원·GS홈쇼핑 4조4,000억 원) 수준의 연간 취급액을 2025년 25조 원으로 키운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디지털 커머스, 인프라 구축, 신사업 등에 총 1조 원을 투자한다.
통합 GS리테일의 연간 매출액(GS리테일·GS홈쇼핑의 지난해 실적 합산 기준)은 약 10조 원으로 국내 주요 상장 유통사 기준 3위권이다. 시가총액은 지난 29일 장 마감 기준 GS리테일과 GS홈쇼핑을 합산해 약 3조9,000억 원으로, 이마트(4조5,000억 원)에 이은 2위 규모다. GS리테일의 회원 수는 1,400만 명, GS홈쇼핑은 1,800만 명인데 중복 회원을 제외하면 GS리테일은 1,200만 명의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GS리테일은 핵심 역량으로 GS25·GS더프레시·랄라블라 등 1만5,000여 개에 이르는 소매점 인프라를 꼽았으며, 이를 퀵커머스(즉시배송) 플랫폼과 도심형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의 기반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또 GS리테일의 강점인 신선·가공·조리 식품의 소싱 역량을 다양한 분야의 10여 개 디지털 커머스와 연계해 디지털·방송 커머스 분야의 취급액을 현재 약 4조5,000억 원에서 2025년 10조7,000억 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는 “전국 1만5,000여 개의 오프라인 플랫폼과 디지털, 홈쇼핑 커머스를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유통사는 GS리테일밖에 없을 것”이라며 “회사가 보유한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경계가 허물어지는 유통 시장 환경에 온·오프 커머스 통합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 가치 제공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카카오도 카카오커머스의 스타일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여성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 운영사 크로키닷컴과 합병, 신규 법인 ‘카카오스타일’을 설립한다. 기존에 카카오가 운영하던 카카오스타일 서비스는 ‘패션 바이 카카오’로 명칭을 변경해 운영한다. 앞으로 신규 법인 카카오스타일은 지그재그가 보유한 빅데이터와 카카오의 기술력·사업역량을 결합해 국내 대표 패션 플랫폼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글로벌 패션 시장에 도전한다는 전략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패션 바이 카카오와 지그재그의 합산 월 활성이용자 수(MAU)는 355만 명으로, 업계 1위인 에이블리(343만 명)보다 12만 명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T커머스(데이터 기반 홈쇼핑 방송) 서비스 ‘K쇼핑’을 운영하는 KT그룹의 KTH(036030)도 이날 모바일 쿠폰 사업자인 KT엠하우스와 합병해 신규 법인 ‘KT알파’를 공식 출범했다. TV와 모바일에 특화한 채널을 합병함으로써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새로운 사업영역을 확대해 디지털 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