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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중흥 낮추고 DS는 올리고…대우건설 새주인, 수백억 차이로 갈린다

[대우건설 재입찰]

주당 9,500~1만원으로 조정해 제출

당초 5,000억서 500억 안팎 차이로

매각가 낮아져 KDB인베 책임 논란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하는 후보 두 곳이 모두 재입찰에 들어왔다. 중흥건설은 입찰 가격을 낮췄고 DS네트웍스는 가격을 높였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 인수전은 500억 원 안팎의 가격 차이로 결론 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매각 가격은 최초 중흥건설이 입찰한 금액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보여 이를 둘러싼 논란은 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매각 주관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이날 재입찰을 실시했고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대우건설의 가치를 주당 9,500~1만 원으로 판단해 제출했다.



매각 대상인 KD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지분 50.75%를 기준으로 약 2조~2조 1,000억 원에 해당한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1차 입찰 때는 5,000억 원 안팎의 가격 차이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수백억 원 수준”이라면서 “대우건설이 누구 품에 안길지는 결국 뚜껑이 열려봐야 안다”고 말했다.



중흥건설은 지난달 25일 1차 본입찰 당일 간접적으로 KDB인베에 2조 1,000억 원까지 가격 인하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KDB인베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KDB인베는 이번 매각에서 가격 조정을 3%(약 600억~700억 원)까지만 허용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중흥은 2조 3,000억 원에는 인수하지 않겠다고 버텼다. 여기에 DS네트웍스가 제안한 가격은 낮은 데다 특혜 시비가 벌어질 수 있었다. DS네트웍스컨소시엄은 가장 먼저 인수 의향을 타진하며 내정설이 나돌던 후보였다. 결국 KDB인베는 두 후보 모두에 기회를 주면서 적정 가격을 유도하기 위해 재입찰을 선택했다. 어쩔 수 없었다는 얘기인데 재입찰까지 반발과 논란은 컸다.

지난달 30일 저녁 재입찰 통보를 받은 DS네트웍스 측은 한때 KDB인베에 가처분 신청까지 고려할 정도로 내부에서 반발이 일었다. 물론 매각 절차는 매도자의 의사대로 한다는 사전 조항이 있었기 때문에 승산은 낮았다. 이에 차라리 1군 건설사를 살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잡자는 현실론이 우세했다고 한다. DS네트웍스는 인수에 성공하면 자산운용사, 하청 건설사, 환경 사업 기업 등과 협업 하겠다는 복안도 내세웠다.

중흥건설 역시 한때 인수 자문을 맡은 미래에셋증권의 역할에 의문을 가질 정도로 본입찰 이후 가격 차이에 내부 파장이 컸다. 그룹 수뇌부를 중심으로 문책설까지 나왔다고 한다. 인수 금융을 제공한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 간 적정가를 놓고 견해 차이도 보였다. 중흥건설 역시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입지가 높은 대우건설에 대한 인수 의지는 높았다. 경쟁자인 DS네트웍스와 달리 단독으로 응찰하기 때문에 인수 구조가 단순하다. 같은 건설사라는 점에서 시행 경험만 있는 DS네트웍스에 비해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KDB산업은행은 공공기관의 제약에서 벗어나 효율적으로 팔기 위해 사모펀드 운용사인 KDB인베에 매각을 맡겼다. 투자 설명서나 실사 자료 없이 비밀 유지 확약을 요구하거나 매각 주관사 선정 25일 만에 본입찰을 하는 등 민간에서도 보지 못한 속도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대우건설 노조는 이날 “재입찰은 명백한 입찰 방해이자 특정 업체를 밀어주는 배임에 해당한다”면서 “정책 금융기관이 주도하는 국가 자산 매각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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