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도봉, 은평 제치고 성동 5위…가장 싼 금천 4년전 송파 집값

[규제가 바꾼 서울 집값 지형도]

■본지, KB 서울 아파트 통계 분석

4년간 2배 뛴 성동 '부촌' 등극

동작·동대문도 3계단 이상 올라

상승률 더딘 중구·종로는 순위 뚝

서울 아파트 전체 '불장' 이어가며

25위 금천도 ㎡당 805만원까지 상승

2017년 5위 지역 가격과 맞먹어

현 정부 들어 풍선 효과와 30대 ‘영끌’ 수요가 몰리면서 아파트 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노원구 아파트 전경./연합뉴스현 정부 들어 풍선 효과와 30대 ‘영끌’ 수요가 몰리면서 아파트 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노원구 아파트 전경./연합뉴스




현 정부 들어 시작된 4년간의 집값 급등기를 거치면서 서울 아파트 값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 중저가 주거지역이던 노원구는 이제 사실상 중가 아파트 지역이 됐다. 중고가였던 성동구는 마포구와 광진구를 제치며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이 됐다.



여기에는 규제가 만들어낸 각종 부작용이 한몫을 했다. 대출 규제, 새 임대차법 시행 등에 따른 풍선 효과와 ‘30대 영끌’ 등 경험하지 못한 후유증이 현재의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자치구 간 집값 순위와 별개로 가격이 폭등하면서 4년 전 송파·양천 등 고가 거주지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올 6월 기준으로는 서울 내 가장 저렴한 지역의 가격이다. 현재 서울의 최저가 지역이 4년 전이라면 서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부촌의 집값이다.



◇노원·도봉·동대문·성동 더 올랐고, 종로·중구 덜 올랐다=2일 서울경제가 현 정부 출범 당시인 지난 2017년 6월과 올해 6월 기준 ‘KB월간주택동향’의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비교 분석한 결과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20개의 자치구가 4년간 집값 순위가 변동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노원구·성동구·도봉구·동대문구·동작구 등이 2017년 6월과 비교해 올해 6월 순위가 3계단 이상 상승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노원구다. 2017년 6월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504만 8,000원으로 25개 자치구 가운데 21번째였지만 4년 동안 은평·구로·관악·종로구보다 매매가가 높아지면서 올 6월 기준으로는 17위를 기록했다. 노원구의 현재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047만 9,000원으로 성북(1,055만 2,000원)은 물론 서대문구(1,061만 3,000원), 동대문구(1,079만 2,000원), 강서구(1,091만 9,000원)와도 큰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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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도 노원구와 함께 가장 가파르게 오른 지역이다. 4년 전 714만 9,000원이던 ㎡당 매매가가 올 6월 1,497만 4,000원으로 두 배 이상 올랐다. 당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9위이던 성동구는 4년 동안 광진·마포·중구·양천구보다 매매가가 비싸지면서 서울에서 다섯 번째로 비싼 지역이 됐다.

같은 기간 동작구(667만 1,000원→1,357만 9,000원)는 2배 이상 오르면서 13위에서 10위로 올라섰다. 도봉구(449만 3,000원→910만 8,000원)도 24위에서 21위로 올라서며 은평구(22위)를 제쳤다. 동대문구(534만 8,000원→1,079만 2,000원) 역시 17위에서 14위로 상승했다. 반대로 도심 한가운데인 종로구와 중구는 상대적으로 매매가격이 덜 오르면서 집값 순위도 하락했다. 중구의 경우 6위에서 12위로 6계단 낮아졌다. 종로구도 올 6월 기준 18위를 기록했다.



◇규제 후유증이 중저가 주택 값 올려=집값 순위가 크게 오른 지역들을 보면 노원구와 도봉구는 과거 대표적 외곽 지역으로, 싼 집을 찾으려는 풍선 효과 덕이 크다. 성동구와 동작구 역시 강남 진입이 어려운 계층들이 이곳으로 눈을 돌리면서 이번 정부 내에 가격 및 순위가 급등한 케이스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아파트 매수 세력으로 부상한 30대도 한몫을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상승세를 주도한 연령층은 30대들인데 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아파트에서 자라온 아파트 키즈”라며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 선호 현상이 뚜렷해졌고, 이에 대규모 단지가 형성되지 않은 중구와 종로구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요가 덜 몰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단 상대적으로 덜 오르거나 더 오른 지역이 있더라도 절대가격으로는 지난 4년간 서울 전체가 고가 거주지역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내놓는다. 실제 현재 금천구는 ㎡당 아파트 매매가격이 805만원으로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이 가격은 2017년 6월 강남과 서초, 용산, 송파에 이어 서울 5위에 해당하는 지역의 가격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팀장은 “20~30대 수요 대부분은 노원과 강서 등 비싸지 않으면서도 주거 환경이 갖춰진 곳에 몰리는 양상”이라며 “현 추이를 볼 때 서울 내 중저가 지역에 젊은 층의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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