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여가 스타트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대규모 현금을 쏟아부으며 '실탄 전쟁'을 하고 있다. 여행·여가 수요 회복세가 시작되면서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한 스타트업들이 고객 확보 전략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 마이리얼트립, 여기어때 등 국내 여행·여가 스타트업들은 코로나 이후 고객 유치를 위해 대규모 마케팅과 인력 유치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여가 플랫폼 야놀자는 올해 7~8월 여름 성수기 동안 260억원 규모 마케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야놀자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마케팅 금액이다. 회사는 주요 매체 광고뿐 아니라 숙소, 레저, 렌터카 등 할인 행사를 통해 고객 외형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뿐 아니라 올 하반기까지 300명 이상 연구개발(R&D) 인력도 뽑는다.
야놀자가 이처럼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것은 수백억원 규모 투자 실탄을 확보한 후발 스타트업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국내·해외 여행 스타트업 마이리얼트립은 지난해 말부터 국내 여행에 대한 대규모 마케팅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날 마이리얼트립은 올해 6월 여행 예약 건수가 21만 건으로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내 상품 월 거래액도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인 2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마이리얼트립은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해외 여행 대신 국내 여행 상품에 주력하며 사업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단독 최저가로 호텔 패키지를 제공하고, 집에서도 해외 여행 체험을 하는 '랜선투어' 등을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또 업계 최고 수준 연봉을 내세우며 3분기에만 50명 가량 추가 채용을 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스타트업들이 경쟁하듯 대규모 마케팅과 채용에 나서는 것은 코로나19 시작 후 받은 대규모 투자금 덕분이다. 코로나19 사태에 여행업계가 침체하는 사이 일부 스타트업은 오히려 기관투자가의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기관투자가 사이에서는 오히려 코로나19에 따른 여행·여가 업계 어려움이 일부 기업 입장에서는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코로나19 동안 투자를 받은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격차가 갈수록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마이리얼트립은 지난해 42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야놀자 역시 2019년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부터 2,000억원 투자를 받아 현금 여유가 많다.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여기어때 등 후발 여행·여가 스타트업은 대표이사 교체, 신규 여행 콘텐츠 출시를 하며 시장 점유율 지키기에 나섰다. 여기어때는 최근 신임 대표이사로 정명훈 CVC캐피탈 한국사무소 대표를 선임했다. 여기어때 역시 2019년 영국계 사모펀드 CVC캐피탈에 투자를 받으며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어때는 이날 랜선여행 콘텐츠 '지금, 제주'를 처음 선보였다. 국내 여행 서비스 확대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가겠다는 복안이다.
또 다른 여행 스타트업 트리플도 최근 최저가 항공권 마케팅을 시작하는 등 업계 내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에 일부 여행 벤처, 중견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하고 마케팅 축소로 고객 기반을 상당 부분 잃었다”며 “이에 대규모 투자금을 확보한 일부 스타트업들이 막대한 자금 지출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