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MZ세대 "탁트인 곳이 안전" 한강변 핫플로…성수동선 구인난도

[코로나가 바꾼 서울 상권]

◆본지·BC카드, 서울 상권 9곳 빅데이터 분석

압구정로데오 등 20대 매출 껑충

여의나루 女·서울숲 男 소비 많아

회식 많은 마포도 꾸준한 상승세

대학로, 직장 점심장사 수준으로

홍대선 식음료보다 의류 매출 커

서울 여의도 현대백화점 내부의 모습. /연합뉴스서울 여의도 현대백화점 내부의 모습. /연합뉴스




# 20대 대학생 김서경(가명) 씨는 최근 친구들과 만날 때 여의도나 서울숲을 약속 장소로 정한다. 과거에는 홍대의 클럽이나 일본식 선술집 등을 주로 찾았지만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녹색의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또 클럽과 같이 밀폐된 실내에서 모르는 사람과 접촉하는 것보다는 개방된 외부가 안전하다는 생각도 한몫했다.



# 최근 대학로와 서울숲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는 친구 2명을 만난 30대 직장인 김둘리(가명) 씨는 상권의 변화를 실감했다. 대학로에서 자영업을 하는 친구는 “소극장 중심의 상권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방문객의 발길이 뜸해져 근처 직장인들 점심 장사를 하는 수준으로 업황이 죽었다”고 전했다. 반면 성수동에서 영업을 하는 친구는 “밀려드는 손님으로 구인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여의나루·서울숲·한강진, MZ세대 핫플레이스로=지난해 초 발발한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서울 상권 지도까지 변하고 있다. 한강공원은 물론 현대백화점과 IFC몰도 방문할 수 있는 여의나루역, 맛집 탐방과 녹음을 즐길 수 있는 서울숲역, 북한산 백운대까지 오를 수 있는 북한산 우이역의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혜화와 홍대입구는 사양길을 걷고 있다.



그 외 지역에서는 마포역 인근 지역이 코로나19에도 꾸준한 매출 상승세를 보였다. 마포역 인근은 1구간 대비 2구간에 10.2%, 2구간 대비 3구간에 16.1% 늘었다. 구간 평균 증감률은 13.1%로 9개 상권 평균(6.4%), 서울 평균(4.6%), 전국(3.7%)을 웃돌았다. 코로나19로 회식이나 모임이 잠시 주춤했지만 4인 모임 기준 등을 맞추면서 모임이 다시 활발해져 매출이 추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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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압구정로데오역이 1구간 대비 2구간에 9.9%, 2구간 대비 3구간에 6.3% 증가하며 평균 8.1% 성장해 9개 상권 평균치(6.4%)를 웃돌았다. 한강진역의 구간 평균 증감률은 4.6%로 9개 상권 평균치(6.4%)에 못 미쳤다. 한강진역은 외국인이 많은 이태원과 연결되는데, 이태원 상권이 지고 있는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성수역의 구간 평균 증감률은 2.5%로 전국 평균(3.7%)에 미치지 못했다.

세부적으로 코로나19를 거치며 매출이 증가한 곳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소비를 늘린 곳과 일치했다. 여의나루역 반경 700m BC카드 가맹점의 매출을 연령별 비중으로 나눠보면 20대는 코로나19 이전인 1구간에서 비중이 7.6%에 그쳤지만 2구간에는 10.5%로 오르더니 3구간에서는 13.8%까지 뛰었다.

서울숲역에서도 20대 비중은 1구간 9.1%, 2구간 13.4%, 3구간 18.7%로 2배 이상 급증했다. 한강진역 역시 각각 9.1%, 12.8%, 15.5%로 꾸준히 늘었고 압구정로데오역에서도 7.6%에서 10.5%, 13.8%로 상승했다. BC카드는 “여의나루역·서울숲역·한강진역·압구정로데오역이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자인 MZ세대로부터 큰 인기를 얻는 상권으로 등극했다”고 평가했다.

5일 오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BC카드의 코로나19 시점(2019년 11월) 전후 3개년 가맹점 매출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혜화역 반경 700m 내 상권의 매출이 4.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승현 기자5일 오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BC카드의 코로나19 시점(2019년 11월) 전후 3개년 가맹점 매출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혜화역 반경 700m 내 상권의 매출이 4.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승현 기자


◇여의나루는 여성, 서울숲은 남성이 주로 소비=세부적으로 상권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여의나루역은 여성의 소비액이 더 많았다. 모든 구간에서 남성의 매출 비중은 45% 내외를 기록한 반면 여성은 55% 안팎으로 약 10%포인트 높았다. 업종별로는 식사와 카페 등에서의 소비를 말하는 식음료가 1위였고 의류가 2위, 잡화가 3위였다. 특히 외지인의 이 지역 방문이 많았다. 1구간 대비 2구간의 외부 고객(상권 주소지 외 고객) 숫자는 62.6%, 2구간 대비 3구간은 14.6% 늘었다.

서울숲은 남성의 지출이 더 많았다. 일례로 3구간의 경우 남성의 매출 비중은 54.0%, 여성은 46.0%였다. 주변 맛집과 카페가 많기 때문에 식음료 매출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웨딩·레저 순이었다. 북한산 우이역도 3구간 기준 남성이 55.8%, 여성이 44.2%로 남성이 11%포인트 이상 높았다. 매출액은 등산 후 즐길 수 있는 식당이 많기 때문에 식음료가 역시 가장 많았다.

지는 상권이 된 홍대입구역을 보면 의류 매출이 가장 컸고 이어 레저·식음료 순이었다. 홍대를 찾는 사람은 줄었지만 그래도 방문하는 사람의 경우 주로 옷을 사는 것으로 해석된다. 성별로는 3구간 기준 남성이 47%, 여성이 53%로 여성이 6%포인트 높았다. 혜화역은 식음료 매출이 가장 많았고 미용·잡화 순이었다. 남성 52.6%, 여성은 47.4%를 나타냈다.

직장인 회식이 많은 마포역 인근 지역도 남성 소비 비중이 높았다. 이곳은 남성 비중이 57.3%, 여성이 42.7%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식음료 매출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숙박·의류 순이었다. BC카드는 “지역별 업종 매출을 보면 압구정로데오역은 명품과 식당, 한강진은 패션과 카페, 성수는 식당과 갤러리 상권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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