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학로는 서울 국립 교육의 근거지이자 젊은이들의 문화·예술 혼을 느낄 수 있는 거리다. 대학로를 따라 걸으며 독특한 예술 조형물과 근대 역사를 담은 건축물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지하철 4호선 혜화역부터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 마로니에공원까지 종로구 동숭동 일대 ‘대학로 건축물 탐방’을 7월 걷기 좋은 근거리 여행지로 소개한다.
대학로의 명맥은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와 의학부가 설립된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성제국대학은 광복 후인 1946년 국립 서울대학교로 개편돼 문이과대학·법과대학·미술대학 등이 집결한 학문과 진리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현재는 서울대병원을 중심으로 서울대 연건캠퍼스로서 의과대학 및 간호대학, 서울대 사범대학부설 초중교가 남아 서울 공공 교육의 역사적 숨결을 잇고 있다.
대한제국시대 최고의 국립 의료 기관이었던 대한의원(국가사적 제248호)은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 거리에서 자리를 지켜왔다. 1979년 서울대병원 신관이 개원하면서 대한의원 부속 건물이 철거돼 현재는 본관 건물만 남았다. 현재 서울대병원 의학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는 건물이다. 17~18세기 유럽의 네오·바로크풍 건축양식을 따온 상부의 시계탑과 붉은 벽돌, 화강암이 조화를 이루며 지금까지도 기품이 넘치는 외형을 자랑한다. 박물관에는 의학 관련 유물과 문서들이 전시돼 있지만 현재 코로나19로 관람이 제한된다.
길을 건너면 예술가의 집과 마로니에공원이 이어진다. 마로니에공원 주변은 1세대 근대 건축가 김수근이 지은 건축물이 유독 많은 ‘김수근 거리’이기도 하다. 거리에서 볼 수 있는 붉은 벽돌 건물은 대부분 김수근이 지었다고 봐도 된다. 공공일호(옛 샘터사옥), 아르코예술극장,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의학연구혁신센터(옛 해외개발공사 사옥) 등이 대표적이다.
예술가의 집을 중심으로 대학로 골목마다 전시 및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미술관과 예술극장이 자리하고 있고, 마로니에공원에서는 플리마켓이나 거리공연 등이 열려 주말이면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인파들로 가득하다. 예술가의 집에서는 7월 한 달 간 ‘줄라이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브람스’를 테마로 168명의 음악가들이 다양한 합주와 재즈·한국무용 등 풍부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건축물에 관심이 많다면 서울도보해설관광을 이용해볼 만하다. 무료로 서울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대학로 건축물을 탐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해설 코스는 혜화역 3번 출구에서 출발해 서울대병원 의학박물관과 함춘원, 서울대 연건캠퍼스, 예술가의 집 등을 거쳐 공공일호에서 마무리되는 3시간짜리 도보 관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