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美 기밀문서 해제] 전두환, 12·12 쿠데타 부정…광주 진압 전날 통보

■美, '5·18 기밀문서' 21건 해제

전두환 "쿠데타 아냐…최규하 지지"

주영복 "12·12 사태 다신 없을 것"

최광수, 美에 광주진압 전날 통보

전두환 전 대통령/연합뉴스전두환 전 대통령/연합뉴스




전두환 당시 신군부 세력의 보안사령관이 정승화 육군참모총장 체포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 군사 쿠데타가 아니라고 강변한 사실이 담긴 미국의 기밀문서가 공개됐다.



6일 마크 내퍼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고윤주 외교부 북미국장에게 12.12 사태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전후로 작성된 미국 기밀문서 21건을 추가로 공개했다.



문서에 따르면 전두환 보안사령관은 12.12 사태 사흘 후인 1979년 12월 15일에 글라이스틴 당시 주한 미 대사와의 면담에서 “(나는) 정치적 야심이 없으며 최규하 대통령의 헌법 자유화 계획을 지지한다”고 발언했다.

나아가 전두환 보안사령관은 12.12사태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정승화 육군 참모총장 조사 필요성이 요청되어 동인의 체포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군사 쿠데타가 아니다”라며 “군부대 동원은 적법한 명령에 대한 정 총장 측의 저항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 최규하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정 총장을 체포하려 했으나 대통령이 거절하여 승인 없이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전두환 보안사령관의 태도와 관련해 “그는 자신이 취한 행동이 더 강하고 단합된 군부 세력을 만들고, 한국의 정치를 개혁하고 경제를 안정적으로 만드는 과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고 기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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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980년 1월 12일, 주영복 당시 국방부 장관은 주한대사관에서 열린 울프 미 하원 아태 소위원회 위원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한국 군부는 본연의 임무인 국방에만 충실하고 있으며, 정치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중립을 지키고 있다”고 다시 한 번 미국 측에 강조했다.

주영복 장관은 울프 위원장이 한국 군부 내 갈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자 “그런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도 "지금 외부의 위협보다는 내부의 불안정이 더 위험하긴 하지만 앞으로 12.12 사태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다짐은 오래 가지 못했다. 광주진압작전 전날인 1980년 5월 26일, 최광수 당시 비서실장은 글라이스틴 대사와의 면담에서 “계엄사령부는 광주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진압해야 한다고 결론지었으며, 모든 작전은 소준열의 결정과 지휘 아래 시작된다”고 전했다.

문서 내용에 따르면, 당시 광주진압작전 사전 통보 여부에 대한 논쟁이 있었던 점을 알 수 있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일부 장교들은 밝은 대낮에 공표하고 진입하는 방안을 선호했지만, 이럴 경우 강력한 저항이 예상된다는 다른 의견도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사전 통보 없이 작전 수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보고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연희동 저택. /연합뉴스전두환 전 대통령 연희동 저택. /연합뉴스


한편, 지난 5일 알츠하이머 투병 등 건강을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근처에서 누구의 부축도 없이 혼자 산책을 즐긴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걸어다녔고, 취재진을 향해 고함을 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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