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학기 독일로 교환학생 파견을 계획했던 대학생 권모(26)씨는 매일 같이 들려오는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소식이 남일 같지가 않다. 지난해에도 교환학생을 신청했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권 씨는 “대학생활에 한번 뿐인 교환학생의 꿈을 지난 1년간 미뤄왔는데 델타 변이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아예 취소할까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국내 대학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영국 등 유럽을 중심으로 한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해외 교환학생을 준비 중이던 재학생들은 속만 태우고 있다. 호주와 필리핀 등 일부 국가의 학생 비자 발급 중단으로 출국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속출하는 가운데 일부 대학은 교환학생 파견 자제를 권고하고 나섰다.
권 씨의 사례처럼 올해 2학기 해외 교환학생 파견을 꿈꾸던 대학생들은 델타 변이 확산 소식에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지난해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교환학생을 포기했다가 올해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이 늘면서 교환학생의 희망을 되살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한 사립대의 경우 지난해 2학기 503명이 교환학생을 신청했지만 코로나19로 대거 신청을 취소하면서 33명만이 해외로 나갔다. 이 학교는 6월 말 현재 2학기에 69명이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델타 변이 확산으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학생 김모(23)씨는 “지난해 2학기 호주 교환학생을 신청했는데 호주의 입국금지 조치로 어쩔 수 없이 강제로 취소했다”며 “올해 2학기로 다시 호주 교환학생을 신청했는데 유학생 비자만이라도 풀리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외 각국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해외 국가의 백신 접종 계획과 델타 변이 확산에 대한 대응 등 자세한 각국 상황이 공유되고 있다. 현재 외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비자 발급을 중단한 국가는 호주, 필리핀, 대만 등이다. 특히 대만은 지난 5월부터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린 상태다.
예상치 못한 델타 변이의 확산에 각 대학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외대는 다음 주 중 교환학생 해외파견 자제 권고문을 내릴 방침이다. 다른 대학들도 확산세를 지켜보며 긴장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델타 변이의 해외 사례를 수시로 확인하면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출국을 강제로 금지할 수는 없지만 학생 안전을 고려해 추후 델타 변이 전파가 심한 국가들에 대한 파견 자제를 강력히 권고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