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7일 “정치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최 전 원장이 직접 정치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정치에 참여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나머지 공식 입장은 좀 더 준비된 다음에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감사원장에서 사퇴한 지 9일 만에 정치 참여 의지를 공식화한 셈이다. 최 전 원장 측 인사는 서울경제에 “(정치에 참여한다는) 내용이 맞다”고 전했다.
다만 최 전 원장은 정치 참여 선언 시기를 못 박지는 않았다. 최 전 원장은 “제가 준비가 더 된 다음에 (공식적인 것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지금 결심하자마자 나가서 뭐라고 얘기할 수 있겠나. 바로 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 전 원장의 부친인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의 병환도 선언 시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 전 원장은 “저희 아버님이 위중하신 상태여서 제가 지금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제가 이후의 상황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 전 원장은 지난달 사퇴한 뒤 강원도에 머물다 최근 부친의 병환이 악화돼 서울로 돌아왔다. 최 전 원장은 “(병원에서) 면회는 안 되지만 대기하고 있다”며 “상당히 안 좋으신 상태인데,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최 전 원장이 감사원장의 대권 직행에 대한 중립성 논란을 감안해 정치 참여 선언까지 몇 주 정도의 시일을 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정치 참여 선언 뒤 국민의힘 입당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최 전 원장이 정치 참여 선언을 한 뒤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서로 경쟁적으로 들어오려고 할 수도 있다”며 “최근 국민의힘의 인기가 좋은데 밖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의 정치 참여가 가시화되면서 야권 경선 흥행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최 전 원장은 ‘의인상’을 받아야 할 정도로 훌륭한 분이라 공격받을 여지가 없다”며 “최 전 원장의 참여로 경선 토론 등의 품격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