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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투자 ‘FAAMG’ 고공행진…서학개미 “버틴 보람있네”

[美 대표 기술주 연일 신고가]

국내 투자자 보유액 10.5조 달해

연초 시장 수익률 밑돌며 애간장

이달 성장주 유리한 환경에 반전

올 알파벳 44%·페이스북 28%↑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 설치된 월스트리트 거리 표지판./연합뉴스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 설치된 월스트리트 거리 표지판./연합뉴스




국내 투자자가 대거 보유한 ‘FAAMG(페이스북·애플·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대형 기술주가 미국 증시에서 연일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금리 하락과 함께 글로벌 경기회복 모멘텀이 둔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성장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연초 시장 평균 수익률을 밑돌며 투자자들을 애태우던 기술주들이 반등에 나서면서 수개월의 조정 기간을 버텨낸 서학 개미들의 계좌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전일(7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애플 등 5개 FAAMG 주식을 합친 규모는 10조 5,241억 원(약 91억 9,453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종목별로는 애플(40억 8,035만 달러)의 비중이 가장 컸고 아마존(20억 1,402만 달러), 알파벳A(14억 6,178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13억 1,329만 달러), 페이스북(3억 2,509만 달러)이 뒤를 이었다. 지난달까지 미국 내 반독점 소송 문제로 불확실성 우려가 제기됐던 페이스북을 제외하면 이들 모두 국내 투자자가 많이 보유한 해외 주식 상위 10위권에 포진해 있어 주가 향방에 관심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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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FAAMG 종목은 일제히 신고가를 경신하며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전일 아마존·알파벳A·마이크로소프트가 장 중 신고가를 경신한 데 이어 애플 역시 144.57달러로 종가 기준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올해 알파벳(44.3%), 페이스북(28.3%) 등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수익률(16.0%)을 대폭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금리 차 확대 구간에서 리플레이션 관련 주식들의 강세가 두드러졌지만 금리 상승이 제한되면서 다시 성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주가가 금리 안정화 등 환경적인 요인 외에도 FAAMG의 주가가 실적 성장을 바탕으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KB증권은 내년까지 애플(33.47%), 알파벳(29.13%), 마이크로소프트(19.90%), 페이스북(16.34%) 등의 주당순이익(EPS)이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초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신영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강한 주가 상승세에도 이익 기대가 더 빠르게 높아지면서 성장주의 밸류에이션 멀티플은 가치주와 비슷한 수준까지 낮아졌다”며 “특히 밸류에이션 수준이 과거 평균 대비 낮고 내년 이익 전망의 회복세가 큰 애플·AMD·마이크론테크놀로지·퀄컴·페이스북·알파벳·아마존·나이키·존슨앤존슨 등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물론 리스크 요인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페이스북의 반독점 논란을 계기로 대형 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높아진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달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월 5,000만 명 이상의 미국 내 사용자를 보유한 시가총액 상위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반독점법 강화 법안들을 통과시켰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페이스북은 한 차례 고비를 넘겼지만 대형 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의회 내에 반독점법을 대대적으로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실제 규제에 나선다면 해당 기업들에 대한 리스크는 상당히 고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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