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청소노동자 사망'에 서울대 교수들도 분노…"진상조사단 구성해야"

서울대 민교협 "반성하고 재발 방지 위한 적극적 조치 취해야"

50대 여성 청소노동자, 지난달 숨진 채 발견…"고된 노동·갑질 시달렸다"

서울대학교민주화교수협의회.서울대학교민주화교수협의회.




최근 서울대학교 관악학생생활관(기숙사) 청소노동자로 근무하다 사망한 50대 여성이 고된 노동과 직장 내 갑질에 시달렸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교수사회도 철저한 자기반성과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8일 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민교협)는 성명서를 통해 학교 측에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이날 민교협 측은 “보도에 따르면 사망한 노동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하면서 늘어난 쓰레기 양으로 지난 1년 6개월 간 평소 100ℓ 쓰레기봉투를 매일 6~7개씩 날라야 하는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며 “노동자의 안전, 업무와 무관한 단정한 복장 요구 및 불필요한 시험 실시 등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2019년 개정된 근로기준법에는 직장 내 관계 또는 지위의 우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서고,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업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경우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돼있다”며 “이번 청소노동자의 죽음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는지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수년 동안,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청소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대책이 미흡한 상황에서 두 번이나 비극적 사건이 발생한 서울대는 재발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함이 마땅하다”며 “다른 어느 조직보다 높은 사회적 책임감이 요구되는 교육기관, 그것도 한국의 고등교육을 선도하는 대학으로서 서울대 당국과 구성원들의 보다 철저한 자기반성이 요구된다”고 했다.



민교협은 성명서를 통해 서울대 측에 ▲직장 내 괴롭힘 및 산재 여부를 판정할 공동 진상조사단 구성 ▲현장관리자에 대한 노동권과 인권 교육 강화 ▲학교와 노조의 대화를 통한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및 이행 모니터링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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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열린‘서울대학교 청소 노동자 조합원 사망 관련 서울대학교 오세정 총장 규탄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조합원이 근무성적평가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7일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열린‘서울대학교 청소 노동자 조합원 사망 관련 서울대학교 오세정 총장 규탄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조합원이 근무성적평가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서울대에서 청소노동자로 일하던 이모씨는 지난달 26일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 가족은 퇴근 시간이 지났음에도 이씨가 귀가하지 않고 연락도 안 되자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숨진 이씨에게 극단적 선택이나 타살 혐의점은 보이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씨 유족과 노동조합(노조) 측은 전날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씨가 생전 서울대 측의 갑질 등에 시달리면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청소노동자들에게 정장을 입게 하는 등 용모를 단정히 할 것을 강요했고, 학교 내 시설물의 이름을 한자로 쓰게 하는 등의 시험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시험 결과를 공개적으로 발표해 점수가 낮은 청소노동자들이 모욕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게 노조와 유족의 주장이다.

한편 서울대에서는 지난 2019년 8월에도 공과대학에서 근무하던 60대 청소 노동자가 교내에서 휴식 중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홍연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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