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올가을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다. 이에 따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각종 방역 조치가 다시 내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일(현지 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로런스 고스틴 세계보건기구(WHO) 국가·글로벌 보건법 협력센터장은 “올가을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낮은 주를 중심으로 (바이러스 확산) ‘대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며 “특정 지역에서 실내 마스크 의무화와 거리두기·실내 수용 인원 제한 등 조치가 다시 도입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방역 조치를 재도입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의 상황이 미국에서도 똑같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폴 오핏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문위원도 “백신을 맞은 미국과 그렇지 않은 미국, 두 개의 미국으로 갈라질 것”이라며 “백신을 맞지 않은 미국인들은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지금부터 2~3년 동안 더 퍼질 수 있다는 믿음은 지나친 예측이 아니다”라며 “아직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은 나라도 많다. 미국에서도 (변이 바이러스가) 퍼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지난 7일간 미국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약 1만 5,000명으로 팬데믹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신규 확진의 51.7%가 델타 변이 감염자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다시 방역 조치를 강화하려는 지역도 생기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는 지난주 “백신 접종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공공장소나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권고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백신 접종률이 낮은 곳은 추가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실내 마스크 착용이 그 방법 중 하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