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물 아껴달라"…美서부 '최악의 가뭄' 어떻길래

저수지 고갈중…저수용량 34%만 남기도

오리건·네바다 등 주도 물 사용 제한조치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두 번째로 큰 저수지인 오러빌 호수의 제방이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말라 갈라진 모습이다./로이터연합뉴스지난달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두 번째로 큰 저수지인 오러빌 호수의 제방이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말라 갈라진 모습이다./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서부에서 오랜 가뭄이 이어지자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주민들에게 물을 아껴 써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8일(현지시간) 로페즈 호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과 기업체·상점 등에 자발적으로 물 사용량을 15% 줄여달라고 호소했다. 뉴섬 주지사는 "미국 서부 해안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은 입이 딱 벌어질 지경"이라고 말했다.



서부 지역에는 기록적인 가뭄으로 관개(灌漑)와 식수, 물고기 서식 등에 필요한 저수지의 물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 댐으로 조성된 로페즈 호수는 저수용량의 34%만 남았다. AP통신은 물 절약이 의무사항은 아니라면서도 가뭄이 여름과 가을 내내 더 악화하면서 어려움도 점점 커질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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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일부 지역은 이번 주에 또 기온이 상승할 것으로 예보됐다. 다만 미국 서부와 북부, 캐나다 서부를 강타해 사망자 수백명을 낸 지난달 말의 기록적인 폭염 같은 더위는 찾아오지 않을 전망이다.

캘리포니아는 겨울이 아니면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부족한 물을 저수지에 의존해왔다. 올해는 특히 심한 가뭄이 몇 달째 이어지며 주요 저수지가 고갈돼가고 있다. 이 주에서 두 번째로 큰 오러빌 호수는 저수용량의 30%만 남았다. 이 때문에 이 호수 물로 돌려온 에드워드 하얏트 수력발전소는 곧 가동을 멈출 위기에 처했다. 멘더시노 호수 역시 조만간 물이 고갈될 것으로 우려된다.

캘리포니아 북쪽의 오리건주에서는 이미 의무적인 물 사용 제한 조치를 시행 중이다. 케이트 브라운 주지사는 주 산하기관들에 잔디에 물을 주거나 청사 유리창을 청소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물을 순환해 사용하지 않는 분수는 가동을 멈췄다. 네바다주는 라스베이거스 지역에서 사무실 옆 공원, 도로 중앙분리대 등에 조경용 잔디를 금지하는 새 법의 시행에 들어갔다.

뉴섬 주지사는 또 이날 9개 카운티를 비상가뭄 선포 지역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이 주의 58개 카운티 중 50개가 비상가뭄 선포 지역에 든다. 비상가뭄 지역이 되면 각종 환경 규제를 일시적으로 보류할 수 있다. 다만 로스앤젤레스(LA),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는 해당하지 않는다.


박예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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