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진단 키트 제조사 SD바이오센서의 기업공개(IPO) 일반 청약에 약 32조 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에 진단 키트 기업들의 몸값이 치솟으면서 시중 자금이 대거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역대 IPO 사상 다섯 번째로 많은 증거금을 모은 것인데 약 1억 원을 투자하면 돌아오는 공모주 몫은 약 9주일 것으로 분석된다.
9일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에 따르면 SD바이오센서의 일반 청약 경쟁률이 274.02 대 1로 최종 집계됐다. 청약 금액의 절반을 미리 납부하는 증거금은 31조 9,121억 원이다. 지난해 공모주 열풍을 몰고 온 SK바이오팜(30조 9,889억 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청약 경쟁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약 1억 원을 증거금으로 낸 투자자들은 약 9주의 SD바이오센서 주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1억 400만 원을 들여 NH투자증권에 4,000주를 청약한 투자자는 균등 배정으로 2~3주, 비례 배정으로 7~8주를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최소 단위(10주) 청약 등 균등 배정만을 노린 삼성증권과 KB증권 투자자 중에는 빈손으로 아쉬움을 달래는 경우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과 KB증권의 균등 배정 물량은 각각 22만 3,956주. 청약 건수가 30만 5,908건, 25만 3,551건으로 이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SD바이오센서는 150종이 넘는 체외 진단 제품을 내놓은 진단 전문 기업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진단 키트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올해 1분기에만 연결 기준 매출 1조 1,791억 원, 영업이익 5,763억 원을 거뒀다. 코로나19 진단 키트 중심의 매출 구조로 공모가가 고평가됐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SD바이오센서는 공모가 밴드를 당초 제시한 6만 6,000~8만 5,000원에서 4만 5,000~5만 2,000원으로 대폭 낮추며 수요예측에 흥행했다. 특히 델타 변이 확산에 코로나19 진단 관련 상장사들의 주가가 치솟은 점이 청약 흥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공모주 청약이 마무리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SD바이오센서 상장일 주가에 쏠리고 있다. SD바이오센서의 공모가는 5만 2,000원으로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5조 3,701억 원이다. 상장일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 이후 상한가)’에 성공하면 13만 5,200원까지 치솟는다. 다만 공모주를 받지 못한 개인들이 상장 이후 무리하게 추격 매수에 나서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공모주들의 상장 이후 주가 변동성이 큰 탓이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공모가보다는 주가가 오르겠지만 코로나19 관련주들의 주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장밋빛 전망만 가지고 무리하게 매수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