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경기회복 늦어지나"…외국인 사흘간 현물·선물 5조 투매

■ 금융시장 덮친 4차 대유행

달러 강세에 외국인 속속 이탈

삼성전자 다시 7만원대 후퇴

피씨엘 등 진단키트주는 뜀박질

일각 "美 테이퍼링 늦어질 수도

한 템포 쉬며 지켜보는 전략 필요"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하락한 9일 을지로 KEB 하나은행 딜러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이호재기자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하락한 9일 을지로 KEB 하나은행 딜러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이호재기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 우려가 재차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달러가 강해지는 이른바 안전 선호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상반기 코스피에서 약 17조 원을 내다 팔았던 외국인은 이번 주 들어서 코스피 현물 시장에서만 2조 원가량의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특히 삼성전자(005930)는 시장을 놀라게 하는 실적에도 외국인의 매도에 밀리며 7만 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4.73포인트(1.07%) 내린 3,217.95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지난 6월 9일(3,216.18)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의 매도가 지수 하락의 부담을 높이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현물 시장에서 1조 3,424억 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7일에 이은 3거래일 연속 순매도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이 코스피 현물 시장에서 순매도한 규모는 2조 1,812억 원에 이른다.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도 이날 3,071억 원 규모를 팔았다. 7일부터 이어온 선물 순매도 규모는 2조 5,607억 원 수준이다. 코스피와 선물 시장의 매도 규모를 합치면 5조 원에 육박하는 매도를 쏟아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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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개인이 매수에 나서지만 하락은 막지 못했다. 개인은 이날 코스피에서 1조 8,00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외환시장의 동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 많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연고점을 하루 만에 뛰어 넘으며 1,149원 10전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며 달러 가치가 높아진 것이다. 송재경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의 불안감이 있어 안전 자산인 달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라고 했다.

외국인의 매도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대형주에 몰렸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4,119억 원 규모를 순매도했고 SK하이닉스는 1,372억 원 규모를 팔았다. 외국인 순매도 1·2위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기관도 매도에 나서면서 연일 약세를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0.63% 하락한 7만 9,400원에 거래를 끝냈다. 2분기 실적 발표일인 7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이면서 전일에 이은 이틀 연속 7만 원 선 마감이다. 이에 반해 진단 키트 관련주 등은 반사이익을 보는 모습이다. 피씨엘(3.33%), 랩지노믹스(2.92%) 등은 강세를 보였다.

증시가 다시 변동성 구간에 접어들며 횡보장을 보일 경우 한 템포 쉬며 지켜보는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미국 시장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심해질 경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의 진행이 밀릴 수는 있다”면서도 “통화정책 속도가 늦어질 경우 코스피는 횡보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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