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동~ 음식 배달 왔습니다.” 현관문을 열고 나가니 배달 라이더는 없고 어린아이 키만 한 자율 주행 배달 로봇이 음식을 배달해준다.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바로 주문한 음식을 받을 수 있다. 고객은 배달 라이더에게 공동 현관문을 따로 열어줄 필요가 없고 라이더도 음식을 아파트 1층에만 배달하면 되기 때문에 그 사이 한 건이라도 더 많은 배달을 할 수 있다. 배달 로봇이 아파트 1층에서 음식을 받아 각 세대 현관 앞까지 배달하는 서비스가 시작됐다.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자율 배송 로봇을 활용한 배달 서비스 ‘딜리타워’를 서울 영등포구 소재 주상 복합 아파트 ‘한화 포레나 영등포’에서 시작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서비스 도입을 위해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7월 한화건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서비스 도입을 준비해왔다.
딜리타워는 각 세대 현관 앞으로 물품을 배달하는 자율 주행형 실내 배달 로봇으로 사전에 입력된 이동 경로에 따라 움직이며 엘리베이터도 스스로 타고 내릴 수 있다.
한화 포레나 영등포에 도입된 딜리타워는 총 3대다. 아파트·오피스텔을 포함해 총 293세대 주민들은 배달의민족 앱으로 주문한 음식을 배달 라이더가 아닌 딜리타워를 통해 전달받게 된다.
포레나 영등포 아파트 입주민이 배달의민족 앱으로 주문하면 배달 라이더가 건물 1층에서 음식을 딜리타워에게 건네준다. 이후 딜리타워가 무선 통신으로 공동 현관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부른 뒤 음식을 배달할 층수를 입력해 이동한다. 로봇이 음식을 주문한 세대 현관 앞에 도착하면 주문자에게 전화를 걸고 알림톡을 보낸다. 주문자는 로봇에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주문한 음식을 받을 수 있다.
딜리타워의 물품 적재 공간은 상하로 나뉘어 있으며 용량은 상부 23ℓ, 하부 15ℓ다. 적재 가능 무게는 최대 20㎏이다.
우아한형제들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소비자는 라이더가 도착할 시간에 맞춰 음식을 받을 준비를 하거나 인터폰으로 공동 현관문을 열어줘야 하는 불편을 겪었고 라이더 역시 공동 주택 현관에서 각 세대까지 배송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요하며 수익 증대의 어려움이 있었다”며 “로봇 배달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비대면 배달을 제공하고 라이더의 배달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차세대 배달 방식”이라고 전했다.
앞서 우아한형제들은 딜리타워 상용화를 위해 지난 2019년 10월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시범 서비스를 진행했고 당시 배달 시간을 기존 대비 5~16분 단축하는 결과를 얻은 바 있다. 또 같은 해 8월에는 서울 광진구의 한 호텔에서 두 달여간 딜리타워 룸서비스를 시범 운영했다.
앞으로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포레나 영등포를 시작으로 앞으로 아파트·오피스텔·오피스 등에 딜리타워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 종로구 ‘D타워’에서 서비스 준비 중이며 다수의 건설사와 아파트 단지 내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김요섭 우아한형제들 로봇사업실장은 “입주민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비대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배달원에는 배달 시간을 줄여 더 많은 배달 수행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 아파트·오피스텔 같은 주거지는 물론 오피스 건물에도 실내 배달 로봇을 도입하는 등 배달 로봇의 활용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