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처음으로 항공유에 탄소세 부과를 추진한다.
1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위원회가 14일 발표할 탄소세 개혁안 '핏 포 55(Fit for 55)'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길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오는 2030년까지 EU의 평균 탄소 배출량을 55% 줄이기 위한 12가지 정책으로 수입품에 대한 탄소세 부과와 자동차 배출 가스 규제 강화 등이 담긴다.
보도에 따르면 EU는 그간 탄소세 면제 대상이었던 항공 등유에 처음으로 탄소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FT는 EU 내 비행에 사용되는 항공 등유가 새로운 최저 과세율 적용 대상이 될 것이며 항공유에 대한 세율은 10년간 점진적으로 인상될 것이라고 입수한 에너지 지침 초안을 인용해 전했다.
앞서 로이터통신도 EU가 EU 내 항공편에 사용되는 연료에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면서 2023년 최저세율을 적용하기 시작해 10년간 최고세율을 매기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에너지 지침 초안에는 최고세율의 내용이 담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화물 전용 항공편은 이번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며 비상업 항공편에는 더 낮은 세율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는 이번 과세의 목적이 온실가스 배출 억제와 지속 가능한 연료로의 전환을 장려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현재 유럽 항공유에서 지속 가능한 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도 되지 않는데 이번 과세로 이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FT는 이번 탄소세 도입이 일부 정부의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U의 여타 환경 정책과 달리 에너지 과세 지침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EU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를 이뤄야 한다. 특정 국가가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도입이 어려울 수 있다. 항공 업계는 반발하고 나섰다. 유럽 항공사 연합인 '유럽을 위한 항공사들(A4E)'은 "유럽 내부 시장과 전 세계 시장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