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제로금리에 부동산과 주식투자 열풍이 계속돼 지난 5월 시중 통화량은 한 달 만에 20조 원 넘게 증가하며 3,400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0%로 내린 지 1년 만에 시중에 풀린 돈은 330조 원 넘게 늘었다.
한국은행은 올 5월 광의통화(M2)가 3,385조 원으로 한 달 전보다 21조 4,000억 원(0.6%) 늘었다고 13일 밝혔다. 주택담보대출 수요와 공모주 청약이 집중돼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올 4월(50조 5,000억 원) 대비 증가 폭은 축소됐지만 여전히 높은 증가세다. M2 증가율은 1년 전 같은 달에 비해서 11.0%로 사상 최고치였던 올 4월(11.4%)과 비슷했다.
M2는 시중 통화량을 보여주는 지표로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 상품을 포함한다.
한은은 M2 증가세의 배경으로 주택·주식 등 자산 투자가 계속되는 시장 분위기를 꼽았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돼 생활 자금 수요도 꾸준했다. 5월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보유한 M2는 6조 7,000억 원 증가했다. 주식거래 자금이 대거 유입돼 보험·증권사 등 기타 금융기관이 보유한 M2 역시 한 달 만에 15조 7,000억 원이나 급증했다. 기업도 4조 1,000억 원 증가했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기업과 기타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수익증권이 6조 2,000억 원 증가했다.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과 MMF도 각각 4조 7,000억 원, 4조 2,000억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당장 쓸 수 있는 돈을 의미하는 협의통화(M1)는 1,265조 4,000억 원으로 지난해 5월보다 22.3% 증가했다. M1은 1년째 20%가 넘는 증가율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