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로부터 폭행을 당해 병원에서 뇌수술을 받고 2개월 넘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던 두 살짜리 입양아가 끝내 숨졌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이른바 '화성 입양아 학대사건'의 피해자 A(2018년 8월생)양이 지난 11일 오전 5시쯤 인천 가천대 길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A양은 양부 B(36)씨의 지속적인 폭행으로 인한 외상성 뇌출혈로 지난 5월8일 반혼수상태에 빠졌다. 이후 길병원에서 뇌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연명치료를 받아왔다.
A양이 사망함에 따라 B씨를 아동학대중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한 검찰은 공소장 변경을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의 사인 및 치료 경과에 대한 검토 결과에 따라 살인죄 적용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A양은 보육원에서 생활하다 지난해 8월 B씨 부부에게 입양됐다. B씨 부부는 "이전에 보육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A양이 안쓰러워 입양을 결심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입양 후 B씨는 A양이 의자에 올라가지 말라는 훈계를 듣지 않거나, 울음을 그치지 않고 말을 듣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지난 4월부터 구둣주걱이나 나무 재질의 효자손 등으로 때리는 등 학대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지난 5월 6일 A양의 뺨을 강하게 때려 넘어뜨리고, 이틀 뒤인 8일에도 같은 행위를 4차례나 반복해 A양을 외상성 뇌출혈로 인한 반혼수상태에 빠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B씨는 A양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도 학대 사실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즉시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7시간 가량 방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의 아내 C(35)씨 역시 학대 사실을 알면서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거나 A양의 상처를 발견하고도 병원 진료를 받지 않는 등 양육을 소홀히 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지난 6일 열린 이 사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2차 공판은 오는 9월 7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