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여야는 이구동성으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을 정부가 가중시켰다고 질타했다. 13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여야의 지적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송구하다”고 여러차례 고개를 숙였다.
이날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섣부른 K방역 자화자찬으로 잘못된 시그널(신호)을 줘 위기를 불렀다”며 “시작은 백신 구매 골든타임을 놓쳐 수급 부족을 겪은 것이고 끝판왕은 방역 완화 발표였다”고 주장했다. 최종윤 민주당 의원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와 무증상 환자 폭증을 예견했음에도 방역완 화 메시지로 지금 상황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정 청장은 “4차 유행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며 방역 관련 메시지 관리와 함께 차질 없는 백신 접종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과 예방접종 등에 대한 인센티브가 발표되면서 완화된 메시지가 전달된 것 같다”며 “메시지 관리와 위험도 경고를 신중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55~59세를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 예약 시스템이 폭주해 ‘먹통’이 된 것과 관련한 질타도 이어졌다. 허종식 민주당 의원은 “(시민들이) 이러다 나만 접종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며 “백신이 부족한데도 예약을 받은 정부가 아쉽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조기 예약 종료와 관련해 상세하게 예약 일정을 안내드리지 못해 송구하다”며 “충분한 백신 물량을 확보해놓고 있다. 예약 방식도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민주노총 서울 도심 집회에 대해 여야는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보수단체 집회 때는 참석자들의 휴대폰 위치추적까지 했던 정부가 이번 민주노총 집회에 대해선 ‘확진자가 나오면 조치하겠다’고만 했다”고 따졌다. 이에 대해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보수단체 집회 때에는) 사랑제일교회 확진자가 1,167명, 광화문 집회 확진자가 567명이었다”고 맞받았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민주노총 집회에서 확진자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엄중한 시기에 (집회를) 했다는 것은 적절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정부 내에서 법적으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