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이(EU)이 자체 디지털세 부과 계획을 잠정 중단한다. 사실상 미국의 압박에 백기를 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2일(현지 시간)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주요 20개국(G20)이 글로벌 최저법인세율과 관련해 역사적 합의에 이른 만큼 자체 디지털세 부과 계획을 일단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집행위는 오는 가을에 상황을 재평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브뤼셀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오찬 회동을 시작하기 직전에 이뤄졌다며, 미국의 압박이 디지털세 부과 계획을 중단한 배경으로 보인다고 고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전했다. 앞서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개최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옐런 장관은 EU가 자체 디지털세를 고집할 경우 미국 정부는 글로벌 조세개혁안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며 EU를 압박한 바 있다.
미국 정부가 디지털세 부과에 반대한 것은 미국의 빅테크 기업인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이 이중과세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EU는 글로벌 조세개혁안 합의와 자체 디지털세 부과 계획은 별개라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