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사모펀드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한샘(009240)을 인수한다. 속전속결로 인수 협상을 끝낸 것이데, 후계 구도라는 난제를 안고 있던 한샘과 가구·인테리어 시장의 성장성을 주목한 IMM PE 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셈이다. 한샘은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대형 사모펀드를 대주주로 두게 돼 향후 국내 가구·인테리어 시장의 또 다른 지각 변동도 예상된다.
한샘은 14일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 관계인의 주식을 IMM PE에 매각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본지 7월 14일자 1·3면 참조
매각 대상 주식은 최대주주인 조 명예회장과 특수 관계인이 보유한 한샘 주식 전부다.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 15.75%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7인 지분 27%를 주당 24만 원, 1조5,000억 원에 매각한다. IMM PE는 독점적 협상권을 받아 한샘에 대한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IMM은 지난해 조성한 블라인드펀드 '로즈골드 4호'를 활용해 한샘을 인수키로 했다.
한샘은 M&A 시장에서 오랫동안 잠재 매물이었다. 2년여 전 국내 대기업 CJ그룹을 비롯해 칼라일그룹·MBK파트너스 등 국내외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한샘 측과 협상을 벌였지만 가격 문제로 모두 발걸음을 돌렸다. 이후 잠정 중단된 한샘 매각 협상은 최근 IMM PE가 매도자의 희망 가격에 맞춰주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IMM PE는 한샘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해 인수를 적극 추진했다. 최근 집 꾸미기(홈퍼니싱) 수요가 늘면서 아파트 인테리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황 호조에 힘입어 한샘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2% 늘어난 2조 674억 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2조 원 클럽에 복귀했다. 올 1분기 매출 역시 전년 대비 12% 뛰었다.
조 회장은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의 일부를 회사 재단법인인 태재재단(옛 한샘드뷰연구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다. 태재재단은 인재 육성을 목적으로 지난 2012년 설립돼 장학 사업과 연구비 지원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금까지 재단에 166만 주를 출연했으며 2015년에도 보유 지분의 절반을 추가로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