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라면도 올랐다, 장보기 겁난다

■밥상물가 고공행진

밀·팜유 등 원자재 가격 급등하자

오뚜기 13년 만에 평균 11.9%↑

농심·삼양 등 도미노 인상 가능성

돼지고기값 뛰며 육가공 10% 껑충

농축산물 물가도 30년 만에 최고

잇단 가격 상승에 가계부담만 커져

오뚜기 진라면. /사진 제공=오뚜기오뚜기 진라면. /사진 제공=오뚜기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른 데 이어 결국 라면까지 인상됐다. 밀과 팜유 등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이 원인이다. 식품업계가 쌀값과 돼지고기 등 식자재 가격 인상을 이유로 즉석밥과 햄류와 소세지 등 육가공품에 대한 가격을 올해 상반기 인상한 데 이어 국민 대표 가정간편식(HMR)인 라면 가격마저 뛰면서 밥상 물가에 대한 가계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뚜기는 15일 다음 달 1일부터 진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 4월 이후 13년 4개월 만이다.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라면업계가 가격 인상을 고민하는 가운데 오뚜기가 가장 먼저 인상 카드를 꺼내 든 셈이다.



대표 제품인 진라면(순한맛·매운맛)은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 스낵면이 606원에서 676원으로 11.6%, 육개장(용기면)이 838원에서 911원으로 8.7% 인상된다. 오뚜기의 한 관계자는 “2008년 4월 라면 가격 인상 이후 13년간 라면 가격을 동결해왔으나 최근 밀가루·팜유와 같은 식품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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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가 라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농심과 삼양식품 등 경쟁사 역시 가격 인상을 놓고 고심 중이다. 농심의 경우 2016년 12월 이후 5년째, 삼양식품도 2017년 5월 이후 4년째 라면 가격을 동결해오고있다. 라면업계의 한 관계자는 “라면에 대한 가격 인상 압박은 모든 라면업계가 받고 있었다”며 “오뚜기가 스타트를 끊어 가격 인상에 동참할 명분이 라면업계에 생긴 모양새”라고 내다봤다.

라면에 앞서 오뚜기는 피자와 케첩 등의 제품 가격도 올렸다. 인상 품목은 콤비네이션 피자(415g), 올미트콤보 피자(425g), 불고기 피자(396g), 6포르마지 피자(405g)로, 각각 가격을 4,980원에서 5,480원으로 500원(10%) 인상했다. 시장점유율 1위 품목인 ‘케챂’도 최근 500g 제품의 가격을 1,980원에서 2,150원으로 8.6% 올리는 등 전체적으로 인상했다.

가격 인상은 비단 오뚜기만의 일이 아니다.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면서 CJ제일제당은 스팸 등 햄류의 가격을 올렸다. CJ제일제당은 이달 1일부터 스팸을 비롯한 햄과 소시지 등 육가공 제품 가격을 평균 9.5% 인상해 판매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한 관계자는 “수입산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해 말보다 70% 올랐고 국내산 돼지고기도 20% 정도 상승했다”며 “햄과 소시지는 원료 비중이 높은 상품이어서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밀가루 가격 강세로 빵과 면류 등의 제품 가격도 이미 올랐다. 풀무원은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판매처별로 냉장 면과 떡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채널별로 냉면·우동 등 40종이 인상 품목에 포함됐으며 평균 인상률은 7~8% 수준이다. SPC삼립도 양산 빵 20종 가격을 올 3월 약 9% 올렸다. 쌀값 역시 치솟고 있어 CJ제일제당과 오뚜기는 올해 1분기 즉석밥 가격을 인상했고 ‘컵반’도 5월 가격을 올렸다. 쌀값은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 연속 10%대 상승세를 이어오다 올해 6월부터 보합세를 유지 중이다.

HMR뿐 아니라 채소와 과일류 등의 가격도 급등해 밥상 물가 부담이 최대치에 달한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농축수산물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2.6% 올라 1991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사과와 배 가격은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사과 가격은 후지 소매 중품 10개 기준 2만 5,527원이다. 평년(1만 6,000원)보다 1.6배 비싸고 1년 전의 1만 9,000원 선보다도 크게 올랐다. 배 가격은 더 뛰었다. 신고 소매 중품 15㎏ 기준 8만 9,600원으로 평년 4만 8,000원의 2배에 달한다. 달걀값도 고공행진 중이다. 특란 중품 한 판에 7,5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달걀 평균 가격은 5,000원대였다.

마늘과 고춧가루 가격도 크게 뛰었다. 이날 기준 깐마늘 1㎏ 가격은 1년 전보다 61.5% 뛴 1만 1,900원을 기록했다. 올해 마늘 재배 면적이 지난해보다 14.4% 줄어든 데다 5월 저온과 잦은 비, 일부 지역의 우박 피해 등으로 생육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춧가루 1㎏ 가격도 4만 원으로 1년 전보다 53% 올랐다.


박형윤·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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