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
일본 언론이 한국 선추촌에 걸린 이 같은 현수막의 문구에 ‘반일’ 감정을 담았다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15일 도쿄스포츠는 ‘한국 선수단이 선수촌에 불온한 ‘반일현수막’ 전시메시지를 내걸었다(韓?選手?が選手村に「反日??幕」 不?な??時メッセ?ジ??げる)'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앞서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한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은 한국 선수단 거주동에 태극기와 함께 이순신 장군의 명언을 연상케 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일본에서 개최하는 만큼, 특별한 메시지를 준비했다"며 "선수들의 전의를 끌어올릴 만한 응원 문구를 찾다가 한 직원의 제안으로 해당 현수막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도쿄스포츠는 “(한국선수촌의) 현수막은 조선의 바다를 지켰던 이순신 장군의 어록을 응용한 것이다”라며 “이순신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출병에 저항한 ‘반일 영웅’으로 한국에서 신격화된 존재다”라고 했다. 이어 “(이순신 장군과 같은) 반일의 상징을 내세우며 일본과 당시 조선 사이의 전쟁에 관련된 단어를 선수촌에 내걸어 큰 파문이 예상된다”며 “한일간에는 도쿄올림픽을 두고 독도 표기와 욱일기 사용 등으로 갈등의 불씨가 피어오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지 누리꾼들은 “이것이 올림픽의 정치적인 이용아니냐” “올림픽 선수는 경기에만 전념해라” “IOC는 한국 선수단에 패널티를 부여해야 한다” “한국은 올림픽에 참가할 자격이 없는 나라” 등 반응을 보였다.
해당 기사는 트위터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됐으며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에서 5,1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해당 응원 문구는 일본 당국이 도쿄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분위기 속에 나와 눈길을 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최근 도쿄올림픽 홈페이지에 독도를 일본 땅으로 왜곡해 외교 문제를 일으켰다. 정부와 대한체육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통해 공식 항의했지만, 일본은 묵묵부답이다.
한편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되새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비장한 각오는 임진왜란 당시 선조에게 올린 장계(狀啓)에 남긴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아직도 제게 열두 척의 배가 있고, 저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라는 글이다.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이순신 장군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왜구들을 물리쳐 조선을 구했다. 이순신 장군의 글귀는 지난 2014년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명량'을 통해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