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엄호하고 나섰다. 최근의 급격한 물가 상승이 몇 달 이어질 수 있지만 파월 의장의 견해처럼 중장기적으로는 정상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히면서 연준의 물가 대응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옐런 장관은 15일(현지 시간) CNBC 인터뷰에서 “여러 달 더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올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다시 물가 상승률이 정상 수준으로 내려오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같은 달 대비 5.4% 상승한 것으로 발표된 후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증폭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연준은 최근의 물가 인상이 일시적이라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율이 예상보다 크다는 점은 인정했다.
이에 옐런 장관은 시장의 우려를 진정시키기 위해 연준을 두둔하는 견해를 언론에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옐런 장관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여러 척도가 중기적 관점에서 잘 억제돼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최근 안정 추세인 미 국채 수익률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는 시장의 견해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주택 시장 과열 양상에 대해서는 “2008년 금융위기 직전과 같은 종류의 위험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높은 집값이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나 저소득층에게 미치는 압력 등에 대한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옐런 장관은 파월이 이끄는 연준의 대응에 대해 “잘한다”고 평가한 뒤 “연준이 독립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뢰를 나타냈다. ‘파월 의장의 연임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로 그의 연임 여부는 초미의 관심거리다.
한편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이번 물가 상승률은 예상보다 더 크다”며 전날보다 신중한 톤으로 발언했다. 그는 “만약 인플레이션이 오래간다면 위험성을 재평가해야 할 것”이라며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훌쩍 넘은 데 대해서는 “당연히 이런 상황이 편하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전날 파월 의장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에 나와 “인플레이션이 몇 달 뒤 진정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