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김정주 '제2 디즈니' 꿈 현실로…'던전앤파이터·메이플스토리' 애니·영화화

■넥슨, 할리우드 시장 진출

케빈 메이어·닉 반 다이크 등

게임 영상화 전문가 잇단 영입

게임에 영상물 도입 IP 사업도





김정주 NXC 대표가 넥슨 창업 과정을 다룬 책 ‘플레이’에서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돈을 내는 디즈니의 100분의 1이라도 따라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넥슨 매각을 추진할 때도 디즈니는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기도 했다. 김 대표 스스로도 디즈니에 매각하고 싶어했을 정도로 그는 디즈니의 ‘찐팬’이다. 넥슨 매각이 불발된 후 김 대표는 넥슨을 디즈니 같은 회사로 키우기로 결정했다.



넥슨이 이번에 글로벌 영화 산업의 메카인 미국 할리우드에 ‘넥슨필름&텔레비전’을 설립하고 디즈니 출신 인재를 잇달아 영입한 것도 김 대표의 ‘꿈’을 향한 작업 중 하나다. 우선은 넥슨이 보유한 게임 지식재산권(IP)을 애니메이션·영화·TV드라마로 제작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의 대표 게임인 ‘던전앤파이터’는 중국 내 인지도가 높고 메이플스토리·카트라이더 등 대표작도 국내외에서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넥슨은 3월 총 8억 7,400만 달러(약 1조 원)를 미국 장난감 회사 해즈브로, 일본 게임사 반다이남코·고나미·세가 등에 투자했다. 미국·일본의 대표 애니메이션·게임 IP 보유 회사들이다. 이들이 보유한 다양한 캐릭터 등을 활용한 영상화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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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영입한 디즈니 출신 인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 같은 전략이 더 명확히 보인다. 닉 반 다이크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앞서 합류한 케빈 메이어 사외이사 모두 디즈니에서 마블·스타워즈 등 신규 IP 확보를 담당했다. IP 확보와 게임 영상화에 특화된 인물들인 것이다. 앞으로 넥슨이 IP 확보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반 다이크 CSO는 ‘스타크래프트’로 국내에서도 친숙한 액티비전블리자드에서 대표 게임 ‘워크래프트’ 영화 개봉과 ‘스카이랜더스’ 드라마화 등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2016년 개봉한 영화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은 역대 게임 원작 영화 중 흥행 1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드라마 스카이랜더스는 에미상 후보에 꼽히기도 했다. 반 다이크 CSO가 일본 넥슨 본사 대신 미국에 머문다는 점도 상징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CSO가 할리우드에 머무는 것이 영상화는 물론 북미권 글로벌 IP 확보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게임이나 캐릭터 등의 영상화는 이미 2001년 개봉한 ‘툼레이더’로 가능성이 입증됐다. 국내에서도 게임 ‘크로스파이어’로 중국에서 대성공을 거둔 스마일게이트가 성공 사례를 남기기도 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방영한 드라마 크로스파이어의 조회 수는 무려 18억 회를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이 15년가량 서비스해 온 IP들은 아시아권 10~40대에게 매우 친숙하다”며 “제대로 된 영상화가 이뤄진다면 확장 가능성이 크로스파이어 못지않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넥슨이 게임이나 캐릭터의 영상화뿐만 아니라 영상물을 게임에 도입하는 양방향 IP 사업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오웬 마호니 일본 넥슨 대표는 3월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일방향에서 양방향적 경험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게임의 영상화는 물론 영화·애니메이션 IP를 게임화하고 완구·상품을 출시하는 등 유연한 IP 활용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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