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가요

[이주의 가수] 방탄소년단의 진한 메시지, 희망 그리고 치유

미국 NBC '지미 팰런쇼'에 출연한 방탄소년단 /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미국 NBC '지미 팰런쇼'에 출연한 방탄소년단 /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감동의 연속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노래는 한없이 흥을 돋우다가도 가슴 한편을 찡하게 만든다. 해를 넘겨 전 세계를 지치게 만들고 있는 코로나19 속에서 이들은 희망을 노래했다. 끝이 없어 보이는 암흑 속에서 빛이 있다고 말하며 기쁨의 춤을 추자고 외쳤다. ‘21세기 팝 아이콘’이라는 타이틀에 딱 알맞은 행보다.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은 지난 9일 싱글 CD ‘버터(Butter)’를 발매했다. 지난 5월 발표한 뒤 빌보드 ‘핫100’ 7주 연속 1위를 찍고 있는 ‘버터’와 신곡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그리고 두 곡의 인스트루멘털 버전이 실린 앨범이다.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히트송 ‘다이너마이트(Dynamite)’를 잇는 밝고 활기찬 서머송으로 가득 찼다.

신곡 ‘퍼미션 투 댄스’는 ‘다이너마이트’, ‘버터’와 결이 같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영어 가사를 입혔고, 누구나 쉽게 흥얼거릴 만한 경쾌한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이번에는 2019년에 한 번 호흡을 맞췄던 세계적인 뮤지션 에드 시런(Ed Sheeran)과 영국 출신 프로듀서 스티브 맥(Steve Mac) 등이 곡 작업에 참여했다. ‘춤은 마음 가는 대로, 허락 없이 마음껏 춰도 된다’라는 내용의 가사는 고민과 걱정을 떨쳐버리고 이 순간을 자유롭게 즐기자는 치유의 메시지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에 얹어진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매력적인 음색과 그들의 밝은 에너지는 저절로 어깨를 들썩거리게 만든다.

퍼포먼스는 자유분방하면서도 가벼운 몸짓이 강조됐다. ‘버터’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던 유닛 안무가 이번 곡에서도 차용돼 다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무엇보다 이번 퍼포먼스의 포인트는 곡 후반부의 국제수화를 활용한 안무다. 엄지손가락을 펴고 나머지 손가락을 반쯤 구부린 채 몸을 긁는 듯한 동작으로 ‘즐겁다’라는 뜻을 표현하거나, 한 손바닥을 무대 삼아 다른 손의 두 손가락을 좌우로 움직이며 ‘춤을 추다’라는 의미를, 두 손으로 브이(V)를 만드는 동작으로 ‘평화’를 상징한다. 다인원의 댄서들이 등장해 축제를 연상케 하는 이 부분에서 멤버들은 더 자유롭고 신나게 퍼포먼스를 한다. 귀로 음악을 듣지 못해도 마음으로 음악을 즐기며 다 함께 춤을 추자는 의미다. 이 같은 안무에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전 세계 15억 명의 사람들이 청각 손실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며 “수화는 그들에게 삶에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음악을 계속 즐기도록 도울 수 있다”고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 사진=방탄소년단 'Permission to Dance' 뮤직비디오 캡처/ 사진=방탄소년단 'Permission to Dance' 뮤직비디오 캡처



뮤직비디오에서 방탄소년이 전하는 메시지는 더 명확해진다. 뮤직비디오 본편에는 없지만 앞서 공개된 티저에서는 슈가가 신문을 보고 있는 장면이 있다. 이 신문에는 ‘보라색 풍선은 코로나19 종식을 의미한다’고 적혀있다. 또 코로나19와 완전히 이별하고 2022년에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다는 희망찬 문구로 가득 찼다. 본편에서는 마스크를 끼고 있던 한 식당 직원이 하늘을 바라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화면이 바뀌고 정국이 보라색 풍선을 하늘 위로 날리는 모습이 비춰진다. 학교, 직장, 집 어디서든 남녀노소 모두 보라색 풍선을 본 뒤 춤추고 행복해한다. 그러다가 마스크를 벗고 활짝 웃는다. 이어 보라색 풍선 수백 개가 하늘 위로 날아가는 장관이 펼쳐지고 방탄소년단과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춤을 춘다.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 그동안의 근심을 털어내고 행복하게 춤을 춘다는 희망적인 미래에 대한 이야기다. 방탄소년단의 밝은 미소와 노래와 춤이 합쳐져 모두의 마음을 치유하는 것 같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그룹으로 활동 반경이 더욱더 넓어진 방탄소년단은 한결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바로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전 세계인들에게 유쾌한 에너지를 선사하겠다는 것. 이들은 자신들이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인해 월드 투어를 진행하지 못해 좌절했지만 계획에 없던 ‘다이너마이트’를 발표하고 전화위복을 했던 것처럼, 다른 이들에게도 끊임없이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번에도 현명하게 “떨어지더라도 어떻게 착륙하는지 안다”며 “우리가 불씨를 계속 살려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퍼미션 투 댄스’ 가사 중)고 노래로 응원을 전하며 많은 이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 사진=방탄소년단 'Permission to Dance' 뮤직비디오 캡처/ 사진=방탄소년단 'Permission to Dance' 뮤직비디오 캡처


희망찬 미래를 먼저 경험할 수 있게 만들어 준 ‘퍼미션 투 댄스’에 전 세계 팬들은 응답했다. 음원 공개 첫날 멜론, 벅스, 지니뮤직 등 국내 주요 음원 차트 최상위권에 오르는 것은 물론,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 ‘글로벌 톱 200’ 차트 진입과 동시에 2위를 차지했다. 일본 오리콘 차트에서는 데일리 디지털 싱글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음반은 일주일(7월 9일~15일) 동안 총 197만 5,364장이 팔려 올해 국내 앨범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이 역대 첫 주 최다 판매량 1~4위를 모두 석권하게 됐다.

뮤직비디오로도 연이어 최신 기록을 세웠다. 방탄소년단은 ‘퍼미션 투 댄스’ 뮤직비디오 공개 24시간 만에 7,230만뷰를 기록하면서 ‘버터’·‘다이너마이트’·‘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에 이어 역대 최다 유튜브 프리미어 뮤직비디오 시청 기록 1~4위를 모두 차지했다. 여기에 공개 52시간 만에 1억뷰를 돌파하면서 통산 34번째 억 단위 조회수의 뮤직비디오를 보유, 한국 가수 최다 기록을 자체 경신했다.

이제 방탄소년단은 ‘퍼미션 투 댄스’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까지 노린다. 빌보드는 먼저 ‘핫100’ 진입을 점치기도 했다. 현재 ‘버터’가 7주 연속 1위를 하고 있는 가운데, 또 얼마나 놀라운 성적을 낼지 전 세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방탄소년단 /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방탄소년단 /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추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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