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아파트값 ‘평당 1억 원 시대’는 부동산 전문가들이 예측한 시장 상황이다. 단 시점과 지역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전문가는 영동대로 복합개발이 진행되는 삼성동 일대가 평당 1억 시대의 선두주자가 될 것으로 봤다. 시기에 대해서는 10년 후를 예측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강남 아파트값 평당 1억 원이 기본이 되고 있다. 25차례 대책 후유증으로 서초, 강남 등 주요 단지에서 평당 1억 원 거래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정책 실패가 강남 집값 평당 1억 시대를 앞당겼다고 지적한다.
<평당 1억…서초가 반포·잠원 선두주자>
일단 평당 1억 매매 실거래는 서초구 일대에서 두드러진다.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신반포2차’ 등 반포·잠원동 일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가 3.3(평)㎡당 1억 원을 굳혀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평당 1억 원을 찍는 사례가 한두 건 나오더니 올해 들어서는 거래가 됐다 하면 평당 1억 원을 넘는 경우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98㎡(공급 면적 45평·32층)가 신고가인 48억 8,000만 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 대비 3억 8,000만 원 오른 것으로 평당 가격으로 따지면 1억 844만 원 수준이다. 아크로리버파크 평당 1억 원은 중소형에서 시작돼 대형 평형까지 고루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전용 84.95㎡(공급 34평·10층)가 39억 8,000만 원에 거래돼 평당 1억 1,705만 원을 기록했다.
‘래미안퍼스티지’에서도 평당 1억 원 사례가 연달아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전용 59.89㎡(공급 26평·24층)가 직전 최고가 대비 2억 5,000만 원 뛴 27억 5,000만 원에 거래된 것이다. 평당 가격으로 따지면 1억 576만 원이다. 래미안퍼스티지는 앞서 3, 4월에도 전용 59.96㎡(공급 26평)가 26억 원, 26억 2,000만 원에 거래된 바 있다.
재건축 추진위원회 승인 후 17년 만인 지난해 11월 조합을 설립한 ‘신반포2차’도 평당 1억 원에 거래된 사례가 잇따라 나왔다. 지난달 29일 전용 92.2㎡(공급 29평·7층)가 1억 4,000만 원 오른 32억 원에 거래돼 평당 1억 1,034만 원을 기록했다. 앞서 같은 달 9일에도 동일 평형(6층)이 30억 6,000만 원(평당 1억 218만 원)에 거래됐는데 한 달도 안 돼 4.6% 오른 것이다.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34평형·29층) 입주권도 지난 5월 15일 34억 9,602만 원에 거래됐다. 해당 물건은 기존 조합원이 1주택자로 10년 이상 보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해 조합원 지위 승계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별도로 부담해야 하는 추가 분담금을 제외하더라도 3.3㎡당 가격이 1억 282만 원에 달한다.
<상반기만 27건 평당 1억 넘어>
이 뿐만이 아니다. 강남구 압구정동 등에서도 평당 1억 거래가 나오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3.3㎡당 가격이 1억원을 넘은 매매 사례는 10개 단지에서 총 27건에 달했다. 이들은 모두 강남·서초구의 신축 및 재건축단지들이다. 단지별로 살펴보면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7건, 아크로리버파크 6건, 신반포8차 4건이었고 압구정 현대 1·2차와 신반포2차, 신반포10차가 각각 2건이었다. 또 신반포9차, 11차, 압구정 현대14차와 한양 1차에서도 각각 1건씩 있었다.
반포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반포 및 잠원 일대에서는 신축이나 재건축 관계없이 입지가 좋은 대규모 단지의 경우 평당 1억 원이 시세로 굳어지는 상황”이라면서 “매도자 우위의 시장으로 갈수록 집값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상승하는 가운데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등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가속화한 것이 강남 3.3㎡당 1억원 시대를 고착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