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이건희 특별전 21일 개막…벌써 사전 예약 경쟁 치열

국립중앙박물관·국립현대미술관서 동시 진행

정선 인왕제색도·이중섭 흰소 등 135점 공개

코로나 탓 사전 예약 한정 인원만 관람 가능


‘이건희 컬렉션’ 중 주요 작품이 오는 21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동시에 열리는 특별전을 통해 일반 국민들에게 공개된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총 135점으로, 전체 기증 작품 수 2만3,181점에 비하면 매우 적은 편이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이 가장 보고 싶어하는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개막전부터 관람을 위한 사전 예약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수집해 유족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국보 제216호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수집해 유족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국보 제216호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중앙박물관, 인왕제색도 등 문화재 77점 공개



이번 특별전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문화재를,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근현대 유명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선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실 2층 서화실에서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연다. 박물관에 기증 된 2만1,693점 중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재 77점을 엄선해 공개한다. 이 중에는 국보가 12건, 보물이 16건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작품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다. 또 김홍도의 '추성부도', 강세황의 '계산허정도' '계산기려도' 등도 함께 공개 된다. 고려불화 ‘천수관음보살도’와 ‘수월관음도’, 삼국시대 ‘금동보살삼존입상’, 한글 창제 초기 서적인 ‘석보상절 권11’, ‘월인석보 권11·12’, ‘월인석보 권17·18’도 전시된다.

전시는 9월 26일까지 진행 된다. 하지만 현재 방역 당국이 수도권에 거리 두기 4단계 지침을 내린 데 따라 회차당 30분 단위로 20명만 사전 예약 방식으로 입장을 허용한다. 예약은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을 통해 할 수 있다.

백남순 ‘낙원’(1936년경)/사진=국립현대미술관백남순 ‘낙원’(1936년경)/사진=국립현대미술관


이중섭, 박수근, 백남순 작품은…국립현대미술관서 공개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라는 타이틀로 내년 3월 13일까지 서울관에서 이건희 컬렉션을 공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은 총 1,488점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34명의 주요 작품 58점을 먼저 선보인다.

관련기사



전시는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제작된 작품을 주축으로 크게 세 개의 주제로 나누었다. 첫 번째는 ‘수용과 변화’다. 일제 강점기 국내 미술계는 새로운 문물의 유입과 함께 변화를 맞이했다. 서구 매체인 유화가 등장했고 인물화·정물화·풍경화 등 생경한 용어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를 즈음해 조선의 전통 서화도 변화를 모색하는데, 백남순의 ‘낙원’(1936년경), 이상범의 ‘무릉도원’(1922) 등에서 이 시기 동서양 회화의 특징이 융합과 수용을 통해 변모하는 과정을 감상할 수 있다. 백남순의 낙원은 해방 이전 제작된 작가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남아있는 그림이다.

이중섭 ‘흰소’(1950년대)/사진=국립현대미술관이중섭 ‘흰소’(1950년대)/사진=국립현대미술관


두 번째는 ‘개성의 발현’이다. 1945년 광복을 맞이하고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는 격동의 시기에도 작가들은 그림을 그렸고, 전시를 열었으며 새로운 미술을 추구하며 예술 활동을 이어갔다. 그리고 이 시기 혼을 불태운 김환기, 유영국, 박수근, 이중섭 등 작가들의 파란만장한 삶과 그들의 독창적인 작품은 한국 미술의 근간이 됐다. 이건희 컬렉션에는 이 시기의 작품이 집약돼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1950년대), 이중섭의 ‘황소’(1950년대),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1954)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천경자 ‘노오란 산책길’(1983)/사진=국립현대미술관천경자 ‘노오란 산책길’(1983)/사진=국립현대미술관


마지막은 ‘정착과 모색’이다. 전후 복구 시기에 작가들은 국내외에서 차츰 정착하며 꾸준히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모색한다. 이성자, 남관, 이응노, 권옥연, 김흥수, 문신, 박생광, 천경자 등이 고유한 조형세계를 구축하며 한국미술을 보다 다채롭게 만들었다. 이성자의 ‘천 년의 고가’(1961), 김흥수의 ‘한국의 여인들’(1959) 등이 대표적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가 개최될 수 있도록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국내외 미술작품을 대량 기증해준 고 이건희 회장의 유족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양질의 기증 작품을 국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증대하고, 지속적으로 조사·연구해 미술사 연구의 지평을 넓히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사전 예매자에 한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다만 국민적인 관심이 높은 전시인 데다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회차당 관람 인원을 30명으로 제한한 탓에 현재 예약 가능한 내달 1일까지의 티켓이 매진됐다. 배우 유해진이 전시 오디오 가이드 재능 기부에 참여해 친근한 목소리로 관람객에게 색다른 해설을 선보인다.


송주희 기자·최성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