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메인 싱글차트인 ‘핫100’의 오는 24일자 1위곡은 지난주와 똑같은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노래다. 하지만 곡이 달라졌다. 지난 9일 발매한 신곡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가 그간 7주 연속 1위에 올랐던 ‘버터’(Butter)와 자리를 교대했다. BTS는 이번 ‘퍼미션 투 댄스’의 1위로 불과 열 달 반만에 이 차트에서 1위곡을 연달아 다섯 개나 올리게 됐다.
빌보드는 19일(현지시간) BTS의 ‘퍼미션 투 댄스’가 빌보드 핫100 차트 역사상 55번째로 1위 데뷔한 곡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직전 1위곡인 ‘버터’도 이 차트에서 1위로 첫 진입한 이래 7주간 같은 자리를 지켰다. 같은 가수의 곡이 1위곡을 대체한 사례는 2018년 7월 드레이크 이후 처음으로, 테일러 스위프트·위켄드·저스틴 비버 등 팝스타들이 인기 최고조이던 시절 보여준 기록이다.
‘퍼미션 투 댄스’는 ‘다이너마이트’, ‘라이프 고즈 온’, ‘버터’에 이어 BTS의 곡 중 네 번째 1위곡이다. 피처링으로 참여했던 ‘새비지 러브’의 리믹스 버전까지 합하면 5곡째다. ‘다이너마이트’가 처음 1위에 올랐던 작년 9월 첫째 주부터 5곡째 1위에 오른 기간을 따지면 10개월 2주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1987년 기록한 9개월 2주 이후 최단기록이다. 마이클 잭슨은 ‘배드’(Bad) 앨범으로 활동하던 당시 ‘I Just Can't Stop Loving You’, ‘Bad’, ‘The Way You Make Me Feel’, ‘Man in the Mirror’, ‘Dirty Diana’를 잇따라 1위에 올린 바 있다. 역대 최단기간 1위 곡 5개를 달성한 기록은 1964년 비틀즈의 6개월이다.
핫100 차트는 음원 다운로드 및 실물 음반 판매량과 스트리밍 수치,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곡 순위를 낸다. 빌보드는 ‘퍼미션 투 댄스’에 대해 순위 집계 기간 스트리밍 횟수 1,590만건, 라디오 방송횟수 110만회, 음원 판매량 14만1,000건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음원 판매량 1위인 건 물론 스트리밍 순위에서도 8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인기에 팬덤 ‘아미’의 힘을 빼놓을 수 없다. 팬덤의 구매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꼽히는 음원 판매량에서 압도적이다. 경쟁 곡인 더 키드 라로이·저스틴 비버의 ‘스테이’(Stay),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굿 포 유’(Good 4 U)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미국 시장에서 일정한 수준의 팬덤을 확실하게 형성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특히 ‘다이너마이트’부터 ‘버터’, ‘퍼미션 투 댄스’에 이르기까지 대중적인 멜로디와 사운드, 밝은 가사의 영어 곡은 팬을 크게 넓히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BTS 멤버들은 1위 소식을 접하고 팬 커뮤니티 위버스를 통해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지민은 직접 큰절을 올리는 사진을 올리며 “여러분들의 큰 사랑과 응원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며“열심히 살겠다. 저희를 위해서라도 제발 행복해 달라”고 팬들에게 당부했다. 리더 RM은 “오랫동안 여러분을 만나지 못해 기쁨이나 슬픔에 굉장히 무뎌진 상태였다. 그래도 오늘은 눈감고 괜히 춤추면서 만끽하고 싶다”며 “우리 언젠가 만나 얼싸안고 못다 한 기쁨을 나누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