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델타 변이 공포에…환율 1,150원 돌파 '9개월來 최고'

경기회복 비관에 안전자산 선호

전 거래일 대비 2.6원 오른 1,150.4원

기업 원자재 부담과 함께 물가 상승 우려


전 세계적으로 경기회복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던 만큼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충격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세계 경기가 지난 2분기를 정점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 안전 자산 선호가 발생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1,150원대를 돌파했다. 최근 국제 유가가 상승한 가운데 환율마저 오르면서 기업의 원자재 가격 부담과 함께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원 60전 오른 1,150원 4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8일(1,153원 30전)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원 20전 오른 1,152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오름세를 보이다가 점차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외환시장에서는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기점으로 부정적 관점으로 전환되면서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11~18일 미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2만 6,000명으로 전월 평균(1만 1,000명) 대비 크게 늘었다. 이에 글로벌 주식시장에서도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낙폭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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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오를수록 수입 업체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미 국제 유가를 포함한 각종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상황에서 환율까지 오르면 비용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환율 등의 영향으로 6월 수입물가지수는 115.43(2015=100)으로 2014년 9월(115.77)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수입 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 상승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다만 코로나19가 국제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던 지난해 3월과 같은 급격한 환율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다. 수출 등 경기 펀더멘털에 아직까지는 영향이 없을 뿐 아니라 코로나19를 한 번 겪었던 학습 효과에 백신 접종마저 더디게나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 경기가 무조건 좋아질 것이라는 관측에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공교롭게도 델타 변이가 등장해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라며 “환율 1,150원대보다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는 있겠지만 글로벌 경제 전반에 충격이 발생하고 우리나라 수출에 차질이 생기면서 경기 전망이 완전히 뒤바뀌는 상황까지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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