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마리오 분장까지 하더니...아베 올림픽 개회식 불참

유치 '주역' 아베도 개회식 불참

1만명→950명으로 축소

일왕 '축하' 메시지도 빠질듯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2016년 리우올림픽 폐막식에서 차기 주최국 자격으로 슈퍼마리오로 분장하여 깜짝 등장하고 있다./도쿄올림픽 홍보영상 캡처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2016년 리우올림픽 폐막식에서 차기 주최국 자격으로 슈퍼마리오로 분장하여 깜짝 등장하고 있다./도쿄올림픽 홍보영상 캡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 유치의 ‘주역’이자 마리오 옷을 입으면서까지 올림픽 홍보에 적극적이었던 아베 전 총리가 올림픽을 둘러싼 국내외 비판 고조로 인해 참석에 부담을 느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NHK방송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23일 예정된 도쿄올림픽 개회식 참석을 보류하겠다는 뜻을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당초 개회식에 갈 예정이었으나 도쿄에 코로나19 긴급사태가 선언됐고 대부분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실시되는 점 등을 고려해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전 총리는 총리 재임 중이던 2013년 9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출석해 직접 프레젠테이션까지 한 끝에 대회를 유치했다. 또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명예 최고 고문도 맡고 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6년 리우 올림픽 폐막식에서 마리오 복장으로 도쿄 올림픽 홍보를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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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을 통해 일본의 ‘부흥’을 알리겠다는 게 아베 전 총리의 구상이었다. 2013년 올림픽 유치 직후 아베 전 총리는 "동일본대지진을 딛고 부흥을 이뤄낸 일본의 모습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면서 "모두 이제부터 '성장을 이뤄나가자'는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분명히 성장에 플러스 요인"이라고 기대감을 표명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올림픽이 연기되고 대회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했지만 아베 전 총리 후임인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취임한 이후에도 일본 정부는 이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스가 총리는 지난달 17일 긴급사태 해제를 결정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이 "동일본대지진으로부터 부흥을 이룬 모습을 세계에 발신하고 어린이들에게 꿈과 감동을 전하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베 전 총리의 개회식 불참으로 일본 정부의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아울러 도쿄올림픽의 개회 선언 문구에서 ‘축하’라는 표현이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교도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일왕이 하게 될 도쿄올림픽 개회 선언 문구에서 ‘축의(祝意)’라는 문구를 쓰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는 코로나 확산 우려로 올림픽에 대한 현지 여론이 악화한 것을 의식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더구나 기업들도 올림픽에 대한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이다. 앞서 도요타자동차, 파나소닉 등 이번 올림픽의 최고 등급 후원사(월드와이드 파트너)도 개막식 불참을 선언했다.

대회를 계기로 일본을 방문하는 각국 정상급 인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포함해 20명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을 비롯해 주요국 정상은 대부분 불참한다.

결국 개막식 참석자는 애초 계획보다 대폭 줄어들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21일 현재 도쿄올림픽 개막식 참석 인원이 950명 정도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당초에는 관람객 외에 대회 관계자 등 약 1만 명을 개회식장에 입장시킨다는 계획이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무관중 경기를 하는 와중에 개회식에 다수를 입장시키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개회식 입장객이 줄어드는 셈이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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