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가 44년 만에 내놓은 경전 '원불교전서' 개정판 전량 회수 사태와 관련해 교단의 행정책임자인 오도철 교정원장을 교체하기로 했다. 사퇴설이 불거졌던 원불교 최고지도자 전산 김주원 종법사는 재발 방지에 나서기로 했다.
원불교는 지난 22일 제250회 임시수위단회를 열고 오우성 교정원 재정부원장을 신임 교정원장으로 하는 임명안을 결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와 함께 신임 중앙단원으로 한덕천 서울교구장과 오정도 대구경북교구장을 임명했다.
이번 조치는 개정판 회수 사태에 따른 후속 조치로 이뤄졌다. 원불교 관계자는 "앞서 사의를 표명한 관계자들에 대해 교단 혁신과 발전에 전력하는 것으로 그 책임을 지도록 했다"며 "전산 종법사는 총사퇴의 심정으로 성찰하고 이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엄중을 기했다"고 설명했다.
원불교는 지난 4월 교단 최대 경축일인 대각개교절에 맞춰 원불교전서 개정판을 발행해 전국 교당에 배포했다. 원불교전서는 원불교 창시자인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1891~1943)가 발간한 원불교의 기본 경전이다.
하지만 개정판에서 적잖은 오·탈자와 오류가 발견되면서 논란이 되자 원불교는 지난 13일 임시수위단회를 열고 개정판을 전량 회수해 폐기하기로 결정하고, 편찬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상설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개정판은 지난 1977년 이후 44년 만에 나온 2차 개정판으로 2018년 임시수위단위에서 오·탈자 교정에 이어 편수 및 감수의 과정을 거쳐 책임 소재 논란이 일었다. 임시수위단위는 전산 종법사 등을 포함한 원불교 내 최고 의결기구다.
이에 따라 원불교 내부에서는 전산 종법사를 비롯해 지도부 총사퇴론까지 거론됐다. 일각에서는 전산 종법사가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사의를 표명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원불교 관계자는 "최근 전산 종법사의 사퇴 발언은 교단 혁신과 발전을 위한 당부 말씀의 하나로 교단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참고해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