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내걸렸던 한국선수단의 ‘이순신 장군’ 글귀 현수막을 떼라고 요구한 일본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북한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6일 논평에서 “스가 패당은 남조선(한국) 선수단이 일본 도쿄의 선수촌에 걸어놓은 대형현수막에 대해 ‘반일 현수막을 내걸었다’, ‘올림픽에 와서 반일 선전을 하고 있다’고 트집 잡으며 우익 깡패들을 내몰아 ‘욱일기’를 흔들며 난동을 부리게 하는 천하의 못된 짓도 서슴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매체는 한국 선수단이 건 현수막이 이순신 장군의 글귀를 본뜬 것이라고 명시하지는 않았다. 북한은 이순신 장군의 공적을 높이 평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순신 장군이 왜란 당시 나라를 위해 싸운 것은 맞지만, 그는 양반지주계급인데다 봉건왕권에 충성해 지배계층을 위해 싸웠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북한은 이순신 장군을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소개하고는 있으나 ‘현 시대 영웅’들의 애국심과는 거리가 멀다는 식으로 가르치고 있다.
우리민족끼리는 이어 일본이 도쿄올림픽 홈페이지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한 지도를 게시하고, 방위백서에서도 독도를 일본의 ‘고유한 영토’라고 억지 주장을 폈다며 “민족적 의분으로 피를 끓게 하는 후안무치한 망동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림픽 경기대회 주최국이라는 간판을 악용하여 일본 반동들이 자행하고 있는 파렴치하고 저열한 망동의 이면에는 어떻게 하나 저들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국제적으로 인정시키며 저들의 재침 책동을 합리화해보려는 간특한 속심이 깔려 있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올림픽 경기대회마저 추악한 정치적 목적과 재침야망 실현에 악용하는 왜나라 족속들이야말로 조선 민족의 천년 숙적이고 악성 비루스(바이러스)보다 더 위험한 평화의 파괴자라는 것을 다시 한번 뚜렷이 실증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한체육회는 한국 올림픽 대표팀의 도쿄 선수촌에 이순신 장군의 장계를 패러디해 ‘신에게는 아직 5,000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었다가 지난 17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요청으로 철거했다. 체육회는 당시 일본의 욱일기 응원에 대해서도 정치·종교·인종적 선전을 금지한 올림픽 헌장을 적용하겠다는 IOC의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