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가족이 쇼핑하듯 개발지역 토지 취득...국세청에 덜미 잡혔다

부동산 탈세 특별조사단 374명 3차 세무조사

법인자금 빼돌리고 소득 없는 연소자도

박재형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이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개발지역 부동산탈세 특별조사단이 374명에 대해 3차 세무조사에 착수한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제공=국세청


#A씨의 배우자와 자녀는 신고소득이 미미한데도 개발지역 소재 토지 및 상가 등 수십억 원의 부동산을 취득했다. A는 오랜기간 부동산 임대 및 도소매업을 영위한 자산가로 고가의 부동산을 양도한 사실이 확인됐다. 과세당국은 거액의 양도대금을 배우자와 자녀에게 편법 증여한 혐의가 있어 A를 조사대상에 선정했다.

#제조·판매업체 대표 B는 아들을 대표로 특수관계법인을 설립해 거래처 중간에 단순히 끼워넣는 방법으로 통행세 이익 수십억 원을 부당 제공했다. 또 어린 자녀를 양육중인 며느리 등 실제 근무하지 않은 자의 인건비를 계상하는 방법으로 법인 자금을 부당하게 유출했다. 법인 명의로는 수십억 원 상당의 신도시 개발지역 토지를 취득해 업무용으로 사용하지 않고 나대지 상태로 보유 중이다.

#신고소득이 미미한 자녀 C는 어머니와 공동으로 개발예정지 인근의 토지를 취득했고, 어머니가 대표로 있는 법인과 공동으로 또다른 신도시 예정지 토지 등 수십억 원의 토지를 매입했다. 과세당국은 C 어머니가 거액의 부동산 취득 자금을 자금출처가 부족한 자녀 C에게 편법증여한 혐의가 있어 조사대상에 올렸다.


국세청 개발지역 부동산 탈세 특별조사단은 29일 44개 대규모 개발지역 토지 다수 취득자와 정부 합동 특별수사본부에서 통보한 탈세의심자료를 정밀 분석해 374명의 탈세혐의자를 포착하고 3차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2개 이상의 개발지역에서 여러 차례 토지를 취득한 경우, 다수 필지의 토지를 취득한 경우, 일가족이 쇼핑하듯 가구원별로 토지를 취득한 경우 등이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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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별로 보면 토지 등 취득과정에서 취득자금을 편법증여 받거나 관련 사업체의 소득을 누락한 혐의가 있는 자가 225명이다. 일가족 등이 개발 지역에서 다수 필지의 토지를 취득하거나 2개 이상의 개발지역에서 수차례 토지를 취득한 경우로서 소득이 미미하거나 토지의 취득금액 대비 신고 소득금액이 부족해 취득자금을 편법증여 받은 것으로 보인다.

탈세한 자금 등으로 업무와 무관한 개발지역 부동산을 취득한 법인 등은 28개다. 업무와 무관한 신도시 등 개발지역 토지를 취득하면서 특수관계 법인에 이익을 분여하고 가공 인건비를 계상해 소득을 탈루했다. 또 무자료 매출 및 부당한 회계처리로 법인 자금을 부당하게 유출해 토지를 취득하는 등 사적용도로 사용한 혐의가 있는 사주일가가 28명이다.

이 외에도 개발지역 부동산 거래과정에서 탈세혐의가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기획부동산·농업회사법인·중개업자 등이 42명이다. 기획부동산은 토지를 취득한 후 지분을 쪼개어 취득가액의 수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판매하고 수입금액을 누락했다. 경찰청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 수사과정에서 통보된 탈세의심자료 분석결과 탈세혐의가 있는 자 51명도 포함됐다.

국세청은 일가족이 개발지역 토지를 가구원별로 취득하거나, 자금여력이 부족한 연소자가 고가의 토지를 취득한 사례 등을 조사 대상에 선정함에 따라 금융계좌 간 거래 내역을 정밀하게 추적하고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 등의 확인을 통해 자금의 흐름을 파악할 계획이다. 또 관련 법인이나 사업체로부터 자금이 유입되었거나 친인척과 차입계약을 맺은 경우 등에는 사업자금 부당 유출 혐의나 가장 차입계약 혐의를 면밀히 확인할 방침이다. 필요시에는 조사범위를 확대해 관련 사업체 및 법인, 친인척까지 관련 신고내역의 적정 여부를 점검한다.

아울러 거짓 증빙, 허위 문서 작성 및 수취, 차명계좌 사용 등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조세를 포탈한 사실이 확인되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하고, 토지 명의신탁 등 부동산 거래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관계기관에 신속하게 통보하기로 했다. 토지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이용해 허위·과장 광고로 서민에게 피해를 주고 세금을 탈루하는 기획부동산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정밀하게 검증한다.

박재형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최근 연소자의 주택구입이 늘어나고 있으나 본인의 자금 능력이 부족해 부모 등의 도움으로 주택을 취득하면서 가공의 차입계약, 차입금 대리상환 등을 통해 증여세 등을 탈루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확인됐다”며 “주택 자금출처의 적정 여부를 더욱 엄정하게 검증하고 부채 상환 내역에 대해 철저히 사후관리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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