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경선에 돌입한 더불어민주당 예비 후보들이 ‘포퓰리즘’ 정책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 지금까지 내놓은 정책에 필요한 연간 예산만도 106조 원에 달할 정도다. 민주당 예비 후보들이 쏘아 올린 107조 원의 포퓰리즘 전쟁이 본격화한 셈이다. 국민의힘도 후보 경선에 들어갈 경우 민주당에 버금가는 포퓰리즘 정책을 제시하며 과거 대선에서 경험하지 못한 ‘현금 살포’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러나 정치 평론가들은 이번 대선에서 포퓰리즘 정책보다 한국 경제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성장 담론이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권자들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무분별한 현금 살포가 결국 미래 세대의 빚더미로 남을 것임을 주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9일 민주당 경선 예비 후보들의 현금성 공약에 필요한 재원을 집계한 결과 총 106조 9,172억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기본소득’ 공약을 제시한 가운데 오는 2023년 제도 도입을 목표로 총 19조 5,000억 원이 든다고 추산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늘리는 ‘아동수당 확대’ 정책과 제대 군인에게 1인당 3,000만 원을 제공하는 ‘사회출발자금’ 제도 도입을 예고했다. 각각 연간 5조 9,355억 원, 3조 2,811억 원의 현금이 필요하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유아·청소년에게 매년 500만 원을 적립해 20세 때 1억 원을 지급하는 ‘미래씨앗통장’ 정책(27조 2,400억 원)을 제시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매년 신생아에게 3,000만 원을 적립해주는 ‘기본자산제(8조 1,720억 원)’를 발표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종합부동산세를 국토보유세로 전환해 전 국민에게 배당하는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5조 1,138억 원)’, 기업에서 거둔 탄소세를 전 국민에게 배당하는 ‘탄소세 배당금(36조 3,000억 원)’ 정책을 1호 공약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금 복지’가 표심으로 직결되는 시대는 끝났고 ‘개혁과 성장’ 담론을 제시하는 후보가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단언했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대선 승부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MZ세대는 일자리와 부동산 정책 등에서 소외된 만큼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기회 확대에 주목할 것"이라며 “신성장·미래산업을 이끌어보겠다는 후보가 선택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