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스라엘 등 ‘코로나19 백신 선진국’들이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추진함에 따라 백신 확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물량 자체도 부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화이자·모더나 등 일부 백신 제조 기업들이 백신 가격을 인상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감염병 취약 계층 접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4분기부터는 부스터샷을 시작해야 하는 만큼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내년에 5,000만 회분 정도의 백신 도입을 위한 선급금 예산을 확보했다”면서도 “내년 백신 물량에 대해서는 현재 제약사와 계속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내년에 도입할 백신 물량에 대해 글로벌 제약사들과 아직도 협의가 진행 중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국가들이 부스터샷을 추진함에 따라 물량 확보에 영향을 끼칠까 우려된다. 1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보건 당국은 다음 달 6일부터 50대 이상 성인과 면역 취약층 3,200만 명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시행한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달 13일 면역 취약자에 대해, 30일부터는 2차 접종 후 5개월이 지난 60대 이상을 대상으로 세계 최초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했다. 미국도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지난달 25일 “부스터샷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화이자와 모더나는 최근 유럽연합(EU)에 공급하는 가격을 기존 대비 각각 25%, 10% 이상 올렸다. 두 기업이 내년 국내에 공급할 백신의 가격을 인상할 경우 현재 확보한 선급금 예산만으로는 충분한 양을 구입하기 힘들 수도 있다.
결국 국산 백신 개발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8곳의 기업·기관이 코로나19 백신 임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대부분 임상 1상 수준에 머물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백신 공급사는 소수이고 수요 국가는 많다 보니 구매자 열위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자체 개발한 백신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